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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이런 숲 속에서 살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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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숲 속에서 살고 싶으세요?
-25층 옥상에서 내려다 본 물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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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가득한 도시에 살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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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둘러봐도 콘크리트 숲 밖에 보이지 않는 도시에 살고 있고 또 도시에서 살고 싶은 분들이 있으시면 한번쯤 생각해 보시라고 사진 몇장을 촬영했습니다. 재료 대부분을 콘크리트로 만든 25층 높이의 아파트 꼭대기에 서면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온통 회색빛 콘크리트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도시에서 살고 있는 풍경이지요. 그 까마득히 높은 옥상에 서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게 된 곳은 아파트단지에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 입니다. 연못이라고 부르는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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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적지않은 도회지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아파트 모델하우스라는 곳에서 미니어쳐로 만든 모형을 봤거나 아니면 근사한 사진이 찍힌 카다로그를 펼쳐놓고 분양을 받지 못할까봐 안달을 하며 밤잠을 설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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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때...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를 하면 알콩달콩 살아가는 재미가 넘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인가요? 잘 꾸며진 모델 하우스의 그림을 살피며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요?...저는 모델하우스를 살피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꾼 적도있지만 그건 딱 한차례 밖에 없었습니다.

도회지 곳곳에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알콩달콩 꿈을 엮어가는 곳이 아니었으며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란 사실도 알았습니다. 다만, 재래식 가옥들에 비해 편리한 점은 있었지요. 하지만 언제 부터인가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라는 곳을 방문 할 때는 '돈이 되느냐 아니냐'를 우선 따지게 됐죠. 물론 이런 작업은 안사람이 주로 했고 저는 방관하는 척 주위를 살폈으니 미필적 고의가 된 셈입니다. 이를테면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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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정은 요즘 청문회장에 나선 사람들도 그러했을 텐데 그들은 전혀 모르고 한 일이라고 딱 잡아떼는 모습이 저와 다른 점이었고,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한번 정도는 겪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능청을 떨고 있는 것이죠. 솔직히 다시한번 말씀 드리면 기왕에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할 때 최우선 적으로 고려되었던 사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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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만 만들어 주는 주거 공간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경과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아파트가 좋은 주거공간이었으며, 돈이 되는 공간이자 살만한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 공간들 꼭대기에 서서 바라보니 눈 앞에 펼져진 광경 모두 콘크리트 숲으로 빼곡한 도시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속에 작은 물웅덩이 하나가 댕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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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콘크리트 숲 속 회색도시에 살면서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던지 물웅덩이의 존재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그 속에 금붕어나 잉어나 피라미 등과 수생식물들이 살고 있는 것 조차 모르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까마득한 옥상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니 그 곁으로 연로하신 할머니 한 분이 휠체어에 의지한 채 물웅덩이를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분들은 이 물웅덩이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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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아름답기도 하지...색깔도 곱네...하며 이렇게 말씀을 나눌 것 같아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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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이쁘기도 해라...아파트단지에 이런 곳도 있었네...라고 말씀 하실 것 같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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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옥상에서 이 모습을 확인하고 급히 내려가서 그분들 옆에서 수련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말씀도 없었습니다. 두분은 그저 연못 주위를 배회하며 연못속 비단잉어와 연꽃을 바라보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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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의 속 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연로하신 할머니께서 물끄러미 연못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속으로 이렇게 말씀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눔들도 나랑 똑 같은 신세네...여그는 더 살아갈 희망이 없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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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물웅덩이에 살고있는 물고기들은 겨울이 되면 동면에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어느 봄날 말린 생선처럼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어있었습니다. 다행히 작은 물웅덩이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있는 수련은 펌프로 쉼없이 반복되는 구정물에 의지하며 바늘구멍과 같은 실낱같은 희망하나 품고 이렇듯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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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콘크리트 가득한 도시에서 살고 싶은 이유가 '시세차익' 등과 관련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살고 싶어하시는 분이라면 연뿌리와 같은 정화장치를 추가로 지니고 살아야 할 텐데...그래도 콘크리트로 지어진 빌딩들이 가득한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싶으세요?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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