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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검정두부 아무나 만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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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검정두부' 힘들었지만 맛 기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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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두부는 어떤 맛일까요?  검은콩 서리태를 아시는 분들은 벌써 부터 침을 꼴깍 삼킬지도 모릅니다. 서리태로 만든 두부는 검정색을 띄므로 검정두부가 되었는데 그 고소한 맛은 보통 두부를 만드는 국산 노란콩의 맛이 10%로 치면 검정두부의 맛은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기가막힌 맛을 냅니다. 따라서 그 맛을 보신 분들은 일찌감치 침샘이 자극될 것입니다. 그 기막힌 검정두부를 재래식으로 만드는 현장을 영상과 화보로 담았습니다.


재래식으로 만든 '검정두부' 힘들지만 기막혀

맛있는 음식이란 정성이 가득 담겨야 하듯 검정두부를 맛 보는 일도 그리 간단치 않았습니다. 수퍼마켙에 쪼르르 달려가서 두부 한모를 사는 일은 너무도 간편했건만 서리태로 검정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일단 하룻밤을 꼬박 기다려야 했습니다. 검정두부를 만들어 먹자고 합의를 한 직후 서리태 8되(약 14리터 분량)를 준비한 후 대야 두곳에 나누어 담은 후 불려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과정과 함께 콩을 멧돌에 가는 장면은 생략했습니다. 아마 멧돌을 돌려가며 콩을 갈았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두부 몇 모를 먹기 위해 치루어야 하는 공정은 생각보다 너무 힘든 과정이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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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곳에는 전기멧돌(마쇄기)이 있어서 손쉽게 콩을 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봄 부터 서리태를 심고 서리를 맞으며 수확할 때 까지(그래서 서리태太라고 함) 과정이 쉽지않고 추수하고 난 후 콩 타작을 한 후 수확을 할 때 까지 잔손질이 여간 필요한 게 아니죠. 귀하고 맛있는 음식은 그렇게 태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날이 밝은 후 부드럽게 잘 간 서리태(이하 '콩'이라 함)는 커다란 가마솥으로 이동하여 장작불로 지핀 후 끓여 익히는 과정이 첫 번째 순서 입니다. 이런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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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가마솥에서 익어가며 발생시키는 뽀얀 증기 때문에 아랫배가 쪼르륵 소리를 낼 지경입니다.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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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에서 맛있게 잘 익은 콩물은 두부 형체를 갖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며 나무로 만든 삼발이를 커다란 고무 대야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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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리 준비한 촘촘한 망(여성들의 치마 안감이었습니다.)태기에 가마솥의 콩물 전부를 옮겨 담았습니다. 이때 가마솥 바닥에 콩물이 눌어붙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장작불을 끄집어 낸 후 불을 껏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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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물이 망태기 속으로 이동되는 모습입니다. 김을 모락 모락 풍기며 냄새를 동시에 풍기고 있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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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태 분자들이 막 하늘을 비상하고 있는 모습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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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물이 망태기 속으로 모두 이동된 후 망태기 끝을 붙들어 매고 길다랗고 커다란 주걱으로 망태기를 눌러주면 망태기에서 두유즙이 흘러 나오게 되는데 이 과정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방금 가마솥에서 펄펄 끓던 콩물을 망태기에 옮겼으므로 뜨거운 김 때문에 잘 다뤄야 했습니다. 따라서 길다란 주걱이 필요했고 고무장갑에 면장갑을 속에 따로 착용하고 즙을 짜 내는데 망태기가 너무 촘촘하여 콩즙이 금방 빠져 나오지 않아 한참동안 이 작업은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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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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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한솥 분량이된 콩 14리터 분량은 두번에 나누어 콩즙을 짜냈는데요. 먼저 짜낸 망태기에 다시 콩물을 더하여 같은 공정을 되풀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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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일을 오래하신 아주머니께서는 맨 손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어디를 가나 위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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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작업을 지켜보며 육체적 노동 얼마간은 피할 수 있었는데요. 순전히 카메라 때문이었습니다. 강원도 영월의 '고센농장' 홍보(?)를 하겠다며 허풍을 떤 덕분이죠. ^^ 그러나 홍보를 해 봤자 별 소용도 없습니다. 10년전 IMF 당시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사업이 힘들어지고 건강도 챙길 겸 이곳에 농장을 마련하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집을 오가며 농사를 지었지만 사정상 농사를 더 짓지 못하고 농장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래식으로 만드는 검정두부는 이 장면이 마지막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정두부는 저희가 졸라서 지인과 함께 시식한 후 추석 때 사용할 식재료였습니다.
 
재미있는 모습은 검정두부를 만드는 이곳의 모습이었죠. 가마솥 앞에서 보면 뻥 뜷린 이곳은 작은 하수구가 있어서 가마솥을 씻은 물은 바가지에 의해 모두 이곳으로 배출되고 있는 편리한 구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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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운 것은 요즘 시장에서 우리 콩을 사 먹기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 콩이라고 해도 다수확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유전자'가 변형된 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하니 두부맛이 제대로 날 리가 없다는 것이죠. 그건 그렇다 치지만 서리태 14리터 분량으로 만들어지는 검은두부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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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물은 다시 한 맘태기 가득히 부풀어 올랐고 짜고 또 짜는 힘겨운 과정이 계속됐습니다. 시설이 괜찮다면 삼발이 위에 망태기를 고정하고 무거운 멧돌 등을 올려 놓으면 콩즙이 쉽게 빠질 것 같았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원시적인 방법으로 검정두부는 만들어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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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기 자루가 점점 검은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콩비지'가 모습을 드러내며 콩즙이 다 빠져나가고 있는 증거지요. 그동안 아주머니는 다시 가마솥을 깨끗이 씻고 있습니다. 다음 공정을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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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콩즙이 다 빠져나가면 큰 고무 대야에 담긴 콩즙을 깨끗이 씻은 가마솥으로 다시 옮기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검정두부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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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즙이 다시 가마솥으로 옮겨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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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단 한방울의 콩즙도 더 짜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쓰고 있는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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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기가 너무 촘촘하여 콩즙이 쉽게 빠져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두부의 육질은 얼마나 부드러울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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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지막 남은 콩즙을 짜고 또 짜고...또 눌러 비틀어 짜내고 난 후 콩비지는 기계식으로 콩즙을 완전분해한 후 남겨진 콩비지 맛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콩즙을 다 짜낸 것이라고 하지만 콩비지 맛을 보니 거의 콩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듯 고소하고 말랑거렸습니다. 콩비지는 어떻게 했느냐구요? ^^ 우리가 먹을 만큼 조금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아주머니께 검은두부 비용과 함께 드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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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서리태 콩비지는 겨울철 묵은지 김치와 함께 돼지고기 전지나 후지를 넣고 찌게를 끓이면 정말 기막힌 요리가 되지요.(상상만으로도 침이 넘어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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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짤 수 있을 만큼 다 짜낸 콩즙은 마침내 검정두부로 완성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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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불을 다시 지피고 콩즙을 끓이는 동안 콩즙이 몽글몽글하게 잘 엉킬 수 있도록 응고제를 사용하는데요. 이곳에서는 천일염 저장시 발생하는 '간수 bittern'를 이용하여 콩즙을 응고시키고 있었습니다. 물론 간수가 없을 때는 천일염을 분량에 따라 넣으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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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를 가마솥에 둘러 넣고 가만히 두었다가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주자(촬영용 이었습니다. 대체로 가만히 두면 절로 엉켜 응고가 되지요) 몽실몽실한 순두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군침이 도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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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기를 풀어 제치니 서리태 콩비지가 쨘~하고 모습을 드러냈네요. 아마 평소 시중에서 본 노란콩비지 하고 비교해 보시면 금방 차이를 느끼실 수 잇을 겁니다. 시중의 콩비지는 콩 내용물을 거의 짜냈기 때문에 까칠한 모습이지만 이렇게 만든 서리태 콩비지는 다시 갈아도 두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네요. 냉동실에 조금씩 나눠 저장해 두시면 겨우내 맛있는 콩비지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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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가 완전히 형성될 때 까지 장작불을 더 지핀 후 아궁이 불은 곧 꺼지며 두부판으로 순두부가 옮겨지는 과정을 남겨두었습니다.(포스팅도 두부 만드는 공정 만큼 힘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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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지켜보던 안사람과 저는 작은 실망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마솥 하나 가득 끓였던 콩물이 순두부로 환원되는 모습이 너무 빈약했고 순두부 외 촛물(두부순물)의 분량이 너무 많은듯 했습니다. 당연히 검정두부의 양은 생각보다 적을 것이기 때문이었지요. ㅜㅜ

"에게...이게 전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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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람이나 저나 지인들 모두 실망하는 눈빛이 그윽했습니다. 간밤에 콩을 불릴 때 부터 큰 대야 두곳에 불려둔 콩의 모습을 봤을 땐 두부량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막상 모든 공정을 지켜본 후에는 재래식으로 만든 검정두부(보통 두부 포함)를 맛보기 위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하는지 알게되었죠.

"...흠...두부 한 모 10,000원은 받아야 제 값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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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만든 과정을 지켜 보면서도 실망감을 털어놓는 전혀 보탬도 안되는 객들 때문에 오히려 아주머니께서 더 실망하는듯 하여 응원의 한마디를 했습니다.

"...에구 허리야...이러니 누가 두부 부쳐먹겠어요?...그 말이 맞아요. 차라리 사 먹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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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든 두부 한 모 가격이 만원이라면 얼핏 이해가 잘 가시지 않을 겁니다만, 평소 두사람이 하던 작업을 불청객 4명이 거들어서 인건비가 더 늘어나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게 된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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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검정두부는 기업화나 기계식으로 자동화가 되지 않는 한 적은 량 밖에 생산할 수 밖에 없고 혜택을 누릴 분들이 극소수에 불과하여 품질보증만 되면 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중에 우리콩으로 만들었다는 두부 한모 가격이 2,500원에서 3,000원 정도인데, 장담하건데 그 두부를 맛 본 결과 우리콩 서리태로 만든 검정두부의 맛은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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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몽실몽실한 검정 순두부는요. 그냥 양념간장을 넣어 먹거나 순두부찌게로 만들어 먹으면 기가막히는 식재료죠. 그런데 이 순두부를 보니 그렇게 만들어 먹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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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끝마치기 전에 미리 시식한 맛을 전해드리면요. 들기름에 살짝 부쳐 먹었더니 입안에서 순식간에 모두 녹아버리는 거 있죠? 그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흠...고소하고...담백하고...*&^^%$@@^#...윽!...^^*

순두부는 두부판 두곳에 나뉘어 촛물을 빼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두부 한 판은 좀 더 큰 부피로 만들어졌구요. 또 한 판은 보통 시중의 두부판을 사용했는데요. 저흰 위 칸의 한 판을 집으로 가져오게 됐습니다.  검정두부 12모 였습니다. 그러니까 서리태 약 14리터 분량으로 대략 30모 정도의 검정두부를 생산하게 된 것이죠. 원재료인 서리태 가격 포함하여 검정두부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으므로 검정 두부 한 모 가격은 얼마 정도가 적절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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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태로 검정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면서 든 생각은 그저 '귀한 음식'이라는 생각외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맛은 뭐라 형용할 수 없어서 집으로 가져온 검정두부는 추석이 될 때 까지 잘 보관했다가 귀한 손님께 대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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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냥 지나칠 뻔 했네요. 혹 이런 방법으로 검정두부 등을 만들다가 생긴 '두부순물(촛물)'은요. 그냥 버리지 마시고 머리 감을 때 사용하시면 윤기를 더하는 한편 설가지 물로 사용하면 친환경 세정제가 됩니다. 어릴때 친구네 집이 '두부공장'을 한 적이 있는데 겨울철 손발이 트거나 동상 증세가 있을 때 촛물을 받아 손을 담근적이 있거든요,(효과가 있었는지 몰라요. 워낙 싸돌아 댕겨서... ^^) 하지만 요즘은 날씨도 춥지않아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아 참고로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휴...서리태로 검정두부 만드는 절차 만큼 힘든 포스팅이었습니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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