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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사마귀 재물이 된 '땅벌'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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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재물이 된 '땅벌'의 최후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 이야기 제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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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였다. 처음에는 녀석의 형체를 알 수 없었으나 바람에 흔들리는 꽃대궁 위에서 녀석이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꼼지락 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녀석의 몸은 얼마나 정교하게 위장되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녀석은 사마귀인지 풀잎인지 분간 할 수도 없었다. 녀석이 낚아 챈 것은 검은 물체였는데 땅벌이었다. 부연동에는 말벌과 함께 땅벌들이 지천에 널려있었고 땅벌은 꿀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불행하게도 사마귀의 재물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촘촘하게 날이 선 사마귀의 갈퀴는 땅벌을 꽉 움켜쥔 채 놔 주지 않았고 땅벌은 안간힘을 다 쓰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왠종일 바람 앞에서 몸을 추스리며 먹이를 기다린 사마귀가 녀석을 놔 줄 리 없었고 사마귀의 입 속으로 어느새 땅벌의 체액이 빨려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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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의 여름끝자락은 바람이 휘몰아 치며 가을을 재촉하고 있었다. 솔 숲이 바람에 흔들리자 여름내 훌쩍 자라버린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부연동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부연천 주위를 산책하는 일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는데 부연천을 따라 걷노라면 풀꽃들이 곳곳에서 자태를 뽐내며 곧 다가올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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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풀숲 속에는 예전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도회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마귀가 살고 있었다. 참 반가운 만남이었다. 녀석의 눈을 보면 마치 마왕과 같은 모습이었지만 녀석은 매우 느린 곤충이었고 땅벌이 풀잎으로 착각할 정도로 녀석의 변신술의 귀재였다. 사마귀의 영어 이름 'mantis'는 원래 '점쟁이'라는 뜻으로, 사마귀가 초자연적인 힘을 지녔다고 믿었던 고대 그리스인들이 그러한 이름을 붙였다. 아마도 사마귀가 땅벌을 잡아먹기 직전 공격을 위해 앞발 두개를 모아 '기도praying' 하는 자세를 취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녀석은 동작은 느리지만 사나운 육식곤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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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도회지 근처 풀숲에 흔하던 사마귀는 당시 흔했던 피부질환인 '사마귀'를 갉아 먹는다는 속설에 의해 사마귀를 잡아 사마귀 위에 올려놓는 촌극을 빚을 만큼 사마귀에 대한 여러 속설들이 많고 그러한 속설들은 아마도 사마귀의 생김새 때문에 빚어진 게 아닌가 싶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귀할멈' 이미지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럴까? 사마귀는 '점쟁이'라는 뜻의 영어 이름 'mantid'란 이름을 붙이며 기도하는 자세를 닮은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사마귀에 대한 수많은 신화나 전설이 있는데, 미신에 따르면 사마귀의 갈색 타액(唾液)은 사람을 장님으로 만들고 사마귀를 먹은 말이나 노새는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여태껏 그런 일은 들어보지도 직접 목격하지도 못했지만 불행하게도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에 살던 땅벌은 여름끝자락 어느날 사마귀의 재물이 되어 최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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