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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옥수수 맛 때문에 '손톱' 빠질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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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맛 때문에 '손톱' 빠질뻔
-하늘 아래 첫 동네 부연동 이야기 제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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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때문에 이빨도 아닌 손톱이 고생한 사연은 삽시간에 이루어졌다. 여름 한철 널려있는 옥수수라 한들 옥수수 알갱이를 맛보는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어서 옥수수를 먹고 싶어도 옥수수다운 옥수수가 아니면 얼른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인데, 하늘 아래 첫 동네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는 명찬씨네가 갓 쪄낸 옥수수 맛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 즉석에서 옥수수 한접(100자루)을 주문했고 곁에 있는 옥수수밭에서 금방 100자루나 되는 옥수수가 공수되어 왔다.

옥수수는 명찬씨 어머니께서 손수 밭에서 따 왔고 귀경길에 종이상자에 담아 가져가기로 마음 먹었으나 껍질이 붙어있는 옥수수는 분명 쓰레기를 만들것이어서 추수가 끝난 옥수수밭을 갈아 엎을 때 흙속에 한데 묻히는 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즉석에서 옥수수 껍질을 뜯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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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100자루의 껍질을 뜯어내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안사람과 함께 옥수수를 수북하게 쌓아두고 옥수수 껍질을 벗기면서 옥수수 수염은 따로 뜯어 한곳에 모아두고 그늘에 말려 '오줌소태'에 대비한 '옥수수 수염차'로 사용할 것이었으므로 가능한한 뜯을 수 있는데 까지는 더 뜯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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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긴 옥수수는 속살을 하얗게 드러내는 한편 먹음직 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말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 스러운 옥수수였고 조금전에 맛 본 옥수수 맛 때문에 장차 녀석들이 우리와 한 몸이 될 것을 생각하니 군침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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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옥수수 100자루의 껍질을 다 벗겨낼 쯤 슬슬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옥수수 껍질을 분리하는 것 까지는 그런데로 할만한 일이었고 휴가중에 별 볼일도 없는데 쉬엄쉬엄 노닥 거리며 껍질을 벗겨내는 재미도 있었다. 옥수수 수염 부분을 두갈래로 쫙 벌리면 껍질 속에서 하얀 속살이 건강한 치아의 모습처럼 드러나는 게 여간 탐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옥수수 100자루의 껍질을 분리한 이유는 명찬씨 집에서 쪄 갈 요량이었는데 그냥 쪄서 집으로 가져가면 옥수수가 쉬어버릴 염려가 있었다. 따라서 옥수수 100자루를 다 찌면 다시 옥수수 알갱이를 모두 분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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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맛 본 옥수수 알갱이는 탱글탱글 했고 입안에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톡하며 터지면서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을 풍기며 옥수수대에서 쉽게 분리되었다. 하지만 옥수수를 다 쪄내면 이빨로 옥수수 알갱이를 물어 뜯어야 하는 게 아니라 일일이 손톱으로 알갱이를 뜯은 다음 봉지에 담아 명찬씨네 냉장고 속 냉동고에 보관할 참이었다. 그리하여 그 옥수수들은 아이스박스 속에 담아 집으로 길 때 가져갈 요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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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갓 쪄낸 옥수수들은 알갱이로 분해되고 분해된 옥수수들은 냉동고에서 꽁꽁 언 채로 밥을 지을 때 콩이나 잡곡과 함께 넣어 먹으면 밥알과 함께 옥수수 알갱이들이 톡톡 씹히며 밥맛을 기막히도록 맛있게 하며 여름끝자락 하늘 아래 첫 동네의 추억을 되살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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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동의 명찬씨네 옥수수는 삶을 때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소금이나 설탕 등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넣지 않고 맹물에 그냥 쪄 내는데 큰 솥 바닥에 물을 1/3정도 자작하게 부은 다음 그 위에 옥수수를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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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쪄낸 옥수수는 옥수수 그 자체의 맛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인데 명찬씨네 옥수수 씨앗은 대를 이어 이곳 부연동에서 재배되어 예전의 옥수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며 맛을 보는 순간 즉석에서 구매하게 된 동기가 됐다. 그건 그렇고 옥수수 때문에 손톱이 빠질뻔한 사연은 언제쯤 나오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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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시면 옥수수 때문에 손톱이 빠질뻔한 사연이 금방 떠 오를 것이다. 처음 옥수수 몇자루는 알갱이를 분리하면서 뜯어 먹기도 하고 분리하여 봉지에 담기도 하며 룰루랄라 신나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시라 옥수수 100자루에 빼곡히 달라붙어 있는 옥수수 알갱이들을 일일이 분해하면 손톱이 빠질뻔한 고생을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당시에는 얼얼했는데 정작 그 다음날 엄지 손톱이 멍이 든 것 처럼 작은 통증이 왔다. 물론 손톱이 빠지거나 상처가 난 것은 아니다. 그런짓을 왜 하며 '나 같으면 안 먹고 그짓 안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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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여름 한 철 맛 볼 수 있는 옥수수를 사철 맛볼 수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 봄직 하지않수?  손톱이 실제로 빠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옥수수 100자루에 달린 알갱이 모두를 분해하여 봉지에 담고 일어서니 마치 도를 닦은 기분이 드는 거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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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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