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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쌍용차사태 완장 찬 '구사대' 더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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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사태 완장 찬 '구사대' 더 미워
<쌍용차사태 풍경 3보>


어제 오후 5시 30분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 분위기는 살벌했다.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다는 소문이 퍼진 직후여서 그런지 경찰과 쌍용차가족 민노당 당원과 시민들 그리고 기자들이 한데 뒤섞여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 온갖 욕설들이 난무하는 정문앞 현장에서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한 무리가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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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의 쌍용자동차 정문앞 모습

그들의 몸에는 '살아남은 자'의 표시인 빨간색 리본과 함께 80년대 유행했던 '구사대'라는 이름이 덧붙여져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그들은 민주노동당의 천막을 훼손하는 한편, 그들과 몸싸움을 벌렸고 오늘 아침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정문 도로변에 시설해 두었던 천주교사제단의 기도처는 물론 민주노동당의 천막과 쌍용차가족의 천막 모두를 훼손했다는 소식이다. 그들이 믿고있는 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경찰은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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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정문 위에서 경찰과 쌍용차가족 등의 몸싸움을 지켜보며 채증하는 구사대
피아(?)를 구분하는 '빨간 리본'이 인상적이며 이런 와중에 휴대폰 통화중 미소짓는 여유가 밉상이다.

 
정문 앞에는 경찰병력이 상시 대기하고 있지만 이들 구사대의 폭력적인 행동은 눈감고 있는 모습이어서 짜고치는 고스톱 치고는 눈에 너무 잘 띄는 부분이다. 사측 구사대가 경찰 앞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기물 등을 손괴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열중쉬엇'이다. 정말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기막힌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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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강제연행 등에 항의하는 시민 한사람 곁에 경찰이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쌍용차에 투입되고 있는 공권력 보다 구사대가 더 미워지기 시작했다. 우리 옛말에 때리는 시어미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던가?  그들은 엊그제 까지 도장공장 옥상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원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인데 쌍용차를 구해보겠다며 구사대를 조직하는 한편, 경찰과 한통속이 되어 채증도 하고 멀찌감치서 그들 동료들이 물한모금 마시지 못하는 모습을 즐기는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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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가족과 민주노동당 당원 등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에 들어서기전 시민 몇분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들 대부분은 관리직에 있었던 사람들로 쌍용자동차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일등공신이라고 했다. 그분들의 말이 일리있었다. 그들이 회사경영을 잘했다고 한다면 오늘날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며 도장공장 옥상위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은 그저 열심히 일만 한 죄 밖에 죄목을 물을 수 없는 형편인데, 이제와서 회사를 망친 그들이 회사를 구해보겠다며 구사대를 조직하고 백주대낮에 폭력을 휘두르거나 동료들의 타는 목마름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을 보면 비난 받고 있는 공권력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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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현장에 가보느라 음료수를 챙기지 못해 쌍용차 정문에서 가까운 아파트 단지에 들러 음료수를 구입하며 주인 아주머니께 물어봤다. "이 아파트단지에 쌍용자동차에 다니시는 분이 많아요?" 아주머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잘 돼야(협상) 하는데...우리 아파트에 살고있는 사람 대부분이 쌍용에 다녀요. 요즘은 서로 얼굴 보기가 민망할 정도고요." 그랬다. 쌍용차사태로 인하여 나라 망신은 고사하고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고 사측이 조성하고 조장하고 있는 구사대의 폭력으로 인하여 평화롭던 이 지역이 반목과 대립을 일삼는 황량한 동네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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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몸싸움 과정에서 눈물을 훔치는 쌍용차가족


사측이 내세운 구사대 여러분들은 혹시라도 살아남아서 예전에 누리던 영광을 되찾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헛된 꿈은 일찌감치 접기 바란다. 우리가 알고있는 쌍룡은 회생 자체가 어렵고 관련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손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쌍용차를 되팔려는 수작이 있었을 뿐이다. 그 수작을 꾸민 당사자들이 회사를 구해보겠다며 폭력을 행사하고 동료들의 고통을 멀찌감치서 바라보고 있는 구사대들이 아니었던가? 쌍용차가족의 눈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는 걸 보면, 멀지않아 그들의 눈에 피눈물이 맺힐 걸 생각하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때리는 공권력 보다 완장 찬 '구사대' 더 밉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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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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