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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참새와 짭새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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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짭새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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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참새 한마리를 보고 기뻐한 건 처음이다. 너무 신기해서(?) 녀석을 살피며 근처에 머뭇거리다가 카메라를 들이미는 순간 녀석은 금새 자리를 옮기고 말았다. 지난달 20일 서울광장을 둘러 보면서 만난 참새다. 그런데 도회지에서 보기힘들 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에 나타난 참새를 보는 순간 문득 떠 오른 낱말이 있었다. '짭새'다. 참새를 보면서 짭새를 떠 올린건 단순히 발음이 유사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었다.
 
당시 서울광장은 야당과 시민단체에 의해 서울시에 사용허가를 요청했고 서울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광장사용 허가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민들이 즐겨찾아야 할 그곳에는 경찰버스가 사람이 비집고 들어 갈 틈도없이 촘촘하게 원천봉쇄를 하고 있을 때 였다. 특히 이런 모습은 노 전대통령 서거 직후 불거진 시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며 정권은 물론 서울시를 곤혹 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따라서 서울광장 맞은편에 대한문 앞에서는 노 전대통령 분향소가 초라한 모습으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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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울광장에는 경찰과 경찰의 버스가 점령하고 있었던 것인데 서울광장은 작년 촛불집회 이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경찰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참새를 보는 순간 '경찰'을 비아냥 거리며 부르는 은어인 '짭새'가 절로 떠오른 것 같다. 내가 경찰이라 해도 짭새란 말은 듣기 싫은 소리고 실제로 짭새 소리를 듣던 경찰이 비아냥 거리는 시민을 폭행한 사실도 있다. 특히 집회나 시위를 진압하며 강제해산을 시도하는 젊은 경찰들이 이런 은어 등을 들으면 본분을 망각하고 흥분하여 무슨짓을 저지를지도 모를 일이다. 경찰의 폭력진압은 물론 그 때문에 발생한 사실은 아닐 것이다.
 
정권이 정치를 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폭력진압이 있을 리 만무하고 정치가 국민들의 상식수준에만 머물러도 경찰을 앞세운 공권력이 국민들로 부터 비아냥 거리는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경찰의 서울광장 점령 횟수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우리네 정치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하고 독재와 같은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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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새의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으나 '새타령'에 의하면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와 같이 잡새가 짭새로 불리지 않았나 싶다. 국민들이 원했던 새는 봉황새인데도 불구하고 서울광장에 나타난 철없이 생뚱맞은 참새나 짭새처럼 하라는 일은 하지않고 쓸데없는 일에 아무때나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간섭을 일삼는 정권의 모습 때문에 정작 욕을 먹지 않아도 될 참새나 짭새가 더불어 욕을 먹고있는 모습이다.

참새는 참새대로 갈 곳이 없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당장 서울광장을 점령해야 하는 경찰의 모습이 참새와 경찰의 불편한 동거를 떠 올리게 한다. 참새는 몰라도 경찰이 짭새 이미지로 문득 떠오른다는 건 나의 불경스러운 생각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허튼수작들 때문이란 걸 짭새를 내 몬 정권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등 한나라당의 꼴사나운 행태나 조삼모사와 같은 이명박정권의 눈가리기식 4대강사업 등을 보면 어쩌면 이 땅에서 참새와 더불어 짭새는 불행하게도 동거기간을 더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정한 봉황새가 그립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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