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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청계천에 '막걸리' 따르는 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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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막걸리' 따르는 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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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4.29 재보선으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전패를 당하며 우울해 하기 직전, 청계천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림과 같이 머리를 까까중 머리모양으로 박박 밀어버리고 도사님(?)-이하 '도사님'이라 칭한다- 행색을 한 한 남자가 막걸리를 청계천에 조용히 따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도사님이라 부르기엔 아직 젊어 보이는(일찍 도를 깨우치셨나?...) 이 도사님 곁을 지나면서 나는 그의 행색이 예사롭지 않아서 곁눈질로 그를 보며 지나쳤다. 그때 젊은 도사는 신세대도사 답게 컵라면으로 식사를 떼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 막걸리 한통이 놓여있었는데 그는 청계천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편 멍한 표정으로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듯 했다.

내가 그를 도사님이라 부른 이유가 거기 있었다. 도사님이 자리잡은 곳은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벼랑(?)끝 바위위에 걸터 앉았고 막걸리 통을 옆에 두고 알 수 없는 손짓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주문을 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사님을 몰라보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두고 그를 칭하여 도사님이 아니라 의식을 조금 놓고 사는 사람(맛이 간 사람으로 표현하면 못쓴다)으로 치부할 것이나 범상하지 않은 그의 모습을 알아보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도사님이 사람도 다니지 않는 청계천 한쪽에 자리잡고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청계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꼴불견들이 늘 마음에 걸렸던 것이고 그는 쌈짓돈을 털어 이곳에서 천지신명께 발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사님이 청계천 건너편에서 나직히 중얼거리는 소리와 알 수 없는 행동을 추측해 보니 대략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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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하사 천지신명이여! 서울시를 봉헌하는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봉헌하자고 하던 사람 중 목자라 하는 인간은 감방에 가 계시고 머슴이라는 사람은 연일 봉하마을과 반대자들을 초토화 하고 있나이다. 이는 녹색성장을 위하야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4대강정비사업을 위해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조치였겠지만, 곧 다가올 5월 2일 초파일 저녁에는 그 때문에 죄없는 서울시장이 하이서울패스티벌 개막식도 열지 못한 채  청계천 주변은 촛불시위자들로 볼쌍 사나워 질 것이며 단상을 점거한 촛불시위자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신경 쓰이게 하고 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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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 머슴의 명령에 따라 경찰들은 죄없는 시민들을 마구 연행할 터인데 나라를 걱정하는 내가 어찌 이 꼴을 그냥 두고 보겠나이까? 전능하사 천지신명이여! 도랑친 사실 하나를 두고 업적이라 칭하는 사람을 굽어 살피시사 4대강은 도랑과 차원이 다른 강임을 깨닫게 하시고 4대강은 뽐뿌질로 물이 흐르는 게 아니라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는 거룩하고 엄숙한 자연의 섭리임을 깨닫게 하사 프로펠러를 돌리면 물이 맑아진다는 사악한 목자를 가둔 것 같이 시민축제인 하이서울패스티벌을 촛불축제로 변질 시키는 사악한 장로의 생각까지도 거두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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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제 도랑치고 가재잡는 시절이 변질되어 도랑치고 4대강정비하는 시대가 되었고, 이러한 행위가 자꾸 되풀이 되면 4대강정비하고 사람잡는 일 까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조차 할 수 없나이다. 최선을 다하여 준비한 음식을 콘크리트 밑에 깔려 분노하고 있는 청계천 수호신께 드리오니 노여움을 푸사 부디 청계천에 평화가 깃들기를 축원하나이다. 고수레!~~~

사흘전 5월 2일, 도사님이 횡설수설 염려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2009' 하이서울패스티벌' 행사는 이명박정부의 권력남용에 항의하는 시민들에 의해 점거 취소되기에 이르렀고 경찰은 촛불 시민들을 무조건 연행하는 한편, 이명박정부의 실정 때문에 서울시민들은 또 하나의 축제를 빼앗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태로 하이서울페스티벌 봄축제의 개막 행사가 시위대의 무대 점거로 취소된데 따른 피해액이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서울시는 추산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가 외국언론에 소개되는 등 서울이 불안한 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 직간접적 피해가 따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시위를 주도한 단체와 개인에게 끝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14&newsid=20090504191210974&p=yonhap&RIGHT_SOC=R1

나는 서울시민의 한사람으로써 이번사태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사람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이 행사는 서울시가 서울시민이나 서울을 찾은 관광객 등을 상대로 펼치는 문화행사며 서울시가 문화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일이기도 하다. 금번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곧 다가올 '제3차 서울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 (The 3rd C40 Large Cities Climate Summit Seoul 2009)의 분위기를 고조 시킬 수 있는 전단계의 성격으로 매우 중요한 축제였다. 따라서 시위대의 점거로 개막행사가 취소된 결과를 두고 서울시 입장에서 보면 기가막힐 노릇이자 분통이 터질 노릇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상일은 늘 인과응보의 연속인데 금번 하이서울페스티벌의 개막식행사 취소에 따른 피해를 '결과'에 촛점을 맞추어 응징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고 있지않지만 여론에 귀기울여 보면 이런 사태는 결과적으로 하이서울패스티벌을 방해하려는 목적에서라기 보다 정부에 대한 항의시위가 때마침 청계천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장 점거라는 행태로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문화행사가 굳이 '청계천'에서 개막되어야 하는지도 반성해봐야 하고 청계천을 떠 올리면 우선 떠오르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 또한 서울시의 이미지 재고를 위해 깊이 반성해 봐야할 시점이다. 금번 개막식행사는 그런의미에서 시위대의 계획된 점거라기 보다 청계천에서 개최한 하이서울페스티벌 개막행사는 장소 선정이 더 부적절해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이서울패스티벌 성공을 위해서는 도랑말고 강을 선택하던지 고궁곁에서 조용하고 우아한 클래식행사로 시작하여 역동적인 장면으로 끝맺음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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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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