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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혼수품에 필수였던 추억속 '요강' 아세요?


혼수품에 필수였던 추억속 '요강' 아세요?

어제, 1박 2일 동안 충북 제천으로 '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코레일에 몸을 싣고 기차로 출발하여 제천역전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역전에 펼쳐진 골동품상에서 제 눈을 의심하게 하는 '골동품(?)'을 발견하게 된 것인데 바로 '요강'이었습니다.

오매불망 저는 최근에 이 요강을 보고 싶었던 것인데 좀체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만
마침내 제천역전에서 꿈에 그리던 요강을 만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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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도 세월속에 묻히면서 어느덧 골동품 대열에 합류했고
그림속의 이 요강은 제가 어릴적 요즘 휴대폰 만큼이나 요긴한 물건이었고 또한 필수품이었습니다.

6~70년대 우리나라가 산업발전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사라진 요강은
한때 혼수품에서는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만큼 중요한 물건이었는데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풍습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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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기억속에서만도 이웃의 신혼집에서 아침이면 들고 나오는 '요강단지'가
어떤 종류인지 헤아릴 정도였고 요강은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사기로 만든 요강은 물론이고 놋기로 만든 요강이며 스텐레스로 만든 요강,
알루미늄으로,플라스틱으로,옹기 등으로 만든 요강은 종류만큼이나 신분을 결정짓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따라서 혼수품속의 요강은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던 것이었죠.




제 기억속에는 사기로 만든 요강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제가 어릴때만 해도 요즘처럼 화장실이 안방곁에 있는 때가 아니라서
한밤중이나 새벽일찍 측간에 볼일을 보러 간다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혹 볼일을 보러가게 된다면 어머니나 할머니를 꼭 깨워서 동행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른들께서는 늦은시각 과식을 할때나 물을 많아 들이킬 때는 반드시 경고를 하게 됩니다.

"...오줌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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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제 기억속에서 요강은 대략난감한 모습을 많이도 연출하곤 했는데
안방과 건넌방에서도 다 들리는 '오줌누는 소리'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어머님이 소변을 보실 때나 아버님이 소변을 보실 때나 혹 누이가 소변을 보는 때가
모두 다른 소리를 내고있는 것이어서 요강속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는 별로 달갑지 않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흘리는 방귀소리는 증폭이 되어서 어린 저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ㅋ ^^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요강이 만들어 준 문화는 가족의 일체감을 일깨우는 소중한 용기였고
진정한 '웰빙'의 도구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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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을 돌이키면 먹을 것이 흔하지 않았던 시기에
요강은 과음과 과식을 절제하게 해 주는 '경고장치'였습니다.

저희집은 '종가'여서 년중 수많은 행사가 저희집에서 개최되는데 명절이나 제사때나 어른들의 생신때가 되면
으례히 허겁지겁 먹었던 기름진 음식들이 한밤중이면 고이 설사로 거듭나서 저나 형제들을 괴롭혔는데,
이런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늦은시각에는 음식을 먹지않는 버릇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입니다.

요즘처럼 한밤중에 피자 시켜(배달)먹고 통닭 시켜먹는 그런 문화는 꿈도 꾸지 못할 때
요강은 방 한구석을 조용히 지키며 경고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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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강은 이른 아침이면 어머님이 뒷뜰 텃밭에 비워지고 소변 가득 머금은 야채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유기농 소채가 된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좋은점만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 어머님이나 여성들을 무척이나 불편하게 했던 도구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요강은 비우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 비운 후 깨끗하게 다시 새척을 했는데
도랑곁에서 수세미로 요강속을 깨끗이 닦고 또 엎어서 말린 후
일과가 끝나면 방으로 옮겨야 하루가 정리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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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단지를 비우는 일은 대부분 어머님이나 할머님이 하셨고
아주 가끔 우리 형제들이 요강을 나를 때면 요강 가득찬 오줌이 손에 닿을까 싫어했던 기억도 있었으니
 이 요강은 어머님이나 우리들 여성들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기억도 하기 싫은 물건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제게는 오래된 가족들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려 주는 귀중한 물건이자
 오늘날 각종 성인병의 주된 요인이 '음식의 섭취'와 무관하지 않는 것 같아서
잠시 떠 올려 본 요강에 대한 기억입니다.

 예전 우리네 삶속에서 빼 놓을 수 없었던 요강이나 혼수품의 필수였던 요강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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