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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Puerto Montt,사흘동안 변화무쌍했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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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erto Montt,Patagonia CHILE
-사흘동안 변화무쌍했던 바다-




"바닷속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기가 끝나가고 있는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의 수도 뿌에르또 몬뜨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우리가 묵었던 2층 목조건물의 침대에 누워있으면 갑자기 다다다닥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빗방울이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리다. 한바탕 소낙비가 내리는가 싶으면 다시 조용해지며 하늘이 맑게 개이곤 하는 것. 시내로 볼일을 보러갈 때 우비를 챙겨갔다가 그냥 들고 들어오는 게 허다했다.




이런 날씨 때문인 지 파타고니아에 사는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기 쉽지않다. 그저 두툼한 옷을 입거나 판초처럼 생긴 가리게를 걸치고 다닐 뿐이다. 처음엔 이곳 사람들의 그런 습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그 이유를 알게된 것. 지인은 이곳에 정착하게 될 때 사람들이 우산을 쓰지않는 걸 보고 '우산장사'를 하면 대박이 나겠다고 생각해 즉각 실행에 옮겼다.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여행기 28편

-사흘동안 변화무쌍했던 바다-



그러나 우산은 팔리지 않아 '우산 아이템'은 쪽박을 차게 된 것.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박장대소했다. 남의 사업이 망한 이야기를 듣고 크게 웃어본 것도 처음있는 일이었다. 북부 파타고니아의 뿌에르또 몬뜨만 떠올리면 그 생각이 나면서 씨익 웃게 되는 것. 뿌에르또 몬뜨에서 10년 이상을 사업해 온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우기는 지겨운 정도 이상이란다.


"정말 지겨웠어요. 한국의 날씨처럼 한파가 몰아치는 것도 아닌데 우기만 되면 온 몸이 저릴 정도로 춥고 장사도 안 돼요."




북부 파타고니아의 날씨와 풍습을 가늠할 수 있는 한마디였다. 이곳에 머무는동안 거의 매일 안부삼아 들락거린 지인의 사업장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고, 그곳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면 바닷가에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대략 5분 정도의 발품을 팔면 상큼한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바닷가로 나갈 수 있는 기막힌 도시. 적지않은 뿌에르또 몬뜨 시민들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자주 애용하는 곳이 바닷가 산책길이었다. 그곳에는 작은 공원과 놀이시설 등이 바닷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 곳. 그 바닷가에서 일어난 변화무쌍했던 사흘동안의 바다를 돌아본다.



#1 사흘 전 바닷가 풍경




바닷바람이 적당히 부는 가운데 만조 때의 바다는 호수처럼 조용한 성격...!




바다는 조용한 가운데 도둑의 발걸음처럼 뭍을 자근자근 침범하고 있었다. 호수인 지 바다인 지 쉽게 구분이 안 되는 풍경.



#2 이틀 전 바닷가 풍경




바다는 요동치고 있었다. 인간의 자아가 변화무쌍한 건 자연의 모습을 닮은 것이랄까.




우기가 끝나가는 북부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은 방파제를 핥고 또 핥으며 오기를 부리는 것. 마치 봄을 시샘하는 듯한 외마디 비명이다.




수 억년의 시간 전부터 앙꾸드 만 너머에서 불어온 자연의 습관. 호수를 닮은 바다가 넘실대기 시작한다.




바닷가에 묻어둔 우리의 추억 한 토막은 그저 바람의 한 조각 일 뿐,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바닷가에서 무엇을 더 바랄꼬...!




그 바다는 우리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다시금 지우고 있었다.




그곳에서 괴물같은 바닷속 풍경을 만나게 된 것.




괴물의 정체는 뭍에서 바다로 향해 길게 뻗은, 다름 아닌 하수관...!




만조 때 하수관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기이한 현상을 연출한 것. 괴물의 형상은 큼직한 하수관이자 대자연이 연출한 기막힌 작품. 녀석의 정체는 사흘만에 밝혀지고만다. 어둠이 삼키기 시작한 뿌에르또 몬뜨 앞 바다는 발가벗은 신의 몸둥아리처럼 민낯을 드러낸 또다른 아름다움. 저녁나절 바닷가를 찾은 우리에게 준 '신의 그림자'였다.



#3 사흘만에 다시찾은 그 바닷가




호수처럼 고요한 모습을 보인 바다가 격노한 듯 출렁거린 모습은 사라지고 뿌에르또 몬뜨 앞 바다는 순한양처럼 변했다. 그곳은 갈매기들을 품을만한 작은 갯벌이 생겼다. 해질녁 바닷가를 산책하면 저 멀리 우리가 남겼던 추억 몇 자락이 다시 꿈틀거린다.




바다가 저만치 물러간 자리에 괴물같이 보였던 하수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아는 기억을 저장하면서 생긴 하나의 현상. 세상의 흔들림이 자아까지 흔들리게 하며 분별심을 잃게 한 묘한 풍경이자 찰라의 순간이었다. 거리의 개 한 녀석이 해산물 채집(?)에 나선 느린 풍경...! ^^




이미 지구별은 태양의 한 모퉁이를 돌아 어슴프레한 저녁노을을 남겼다. 다시 세상의 하루가 저물고 있는 것. 우리는 그 바닷가에서 땡글로 섬에 남겼던 발자취를 기억하며 숙소로 돌아간다.




수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뚜렷이 각인시킨 뿌에르또 몬뜨 항구도 졸린 눈으로 잠자리에 들 채비를 한다. 그 곁으로 우리가 다녀왔던 땡글로 섬에는 아르힐라가 꽃이 만발을 한 곳. 사흘동안 변화무쌍했던 바다가 어둠 앞에서 내일을 꿈꾼다. 우리는 다시 그 바닷가로 나설 것. <계속>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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