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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파타고니아,바람의 땅으로 가는 하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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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땅으로 가는 하늘 길
-여승무원 도움으로 찍은 항공사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시작이 좋았다. 2015년 새해(양력) 첫날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곳엔 운 좋게 찍은 항공사진이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투어는 행운의 연속이었다.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여행의 종착지는 여행의 목적지가 아니라 집이다.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불귀의 객이 될 수도 있고,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것. 방랑과 여행이 다른 점이다. 


파타고니아 중심에 위치한 꼬자이께(Coyhayque)에서는 절망적인 순간도 있었다. 한 달동안 오도가도 꼼짝도 못하고 숙소에만 틀어박혀있었는 데 고관절과 허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병원에 가 봐도 소용도 없었다. 얼마나 증세가 심각한 지 10m를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고통 때문에 울 수도 없었다. 잠을 자다가도 다리를 잘못 뻗게 되면 (고통 때문에)깜짝 놀라 깬 후 밤을 꼬박 세우는 것. 


한 달동안 앓으며 잠을 제대로 못잔 결과 체중이 거의 10kg이나 줄었다. 한 달동안 아내는 밤마다 핫백을 하며 간병을 했고, 인디오(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자연산 약을 바르거나 먹으며 한 달의 시간을 보냈는 데 어느날 기적이 일어났다. 끔찍한 고통을 견디며 매일같이 한 발짝을 더 걸으며 '꼬자이께 시립 공동묘지'까지 걸어가게 됐다. 






*카메라가 바람에 흔들리는 영상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파타고니아 투어 최종 목적지(피츠로이 산군이 펼쳐진 엘찰텐) '바람의 땅'의 모습이며, 이어지는 '슬라이드쇼'는 바람의 땅으로 가는 하늘 길에서 촬영된 사진들이다. 사정상 원문(큰사진)을 볼 수 없는 분들께 드리는 선물. 화면을 크게해서 보시면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당시엔 이미 수 백미터는 억지로 참으며 걸울 수 있게 됐는 데 공동묘지 입구에 들어서면서 저만치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을 보자마자 갑자기 고통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차마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너무 이상한 경험이자 고마운 경험이어서, 그때부터 기쁜 마음에 공동묘지 주변의 골짜기를 마음껏 걸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기뻣는지 모른다. 필자('나'라고 한다)에게 찾아온 기적은 그랬다. 


내가 왜 하필이면 공동묘지를 가게됐는 지 궁금해 할 필요는 없다. 숙소에서 비교적 가까운 그곳에는 풀꽃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골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는 데 다시 걸울 수만 있다면 이 낮선 도시에서 가 보고 싶었던 골짜기 중 한군데였다. 한 달간의 투병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부터 삶에 대한 애착 내지 여행의 소중함은 배가됐다. 마치 소경이 눈을 뜬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 발자국을 뗄 때마다 세상은 달라보였다. 세상 모든 게 경이로움으로 가득차 보이는 것.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존재들이 없었다. 2015년 새해 첫날 사진첩을 열어보면서, 기억 속에서 맨먼저 뛰쳐나온 게 고통이 가져다준 행운의 기억(선물)이었다. 또 한 해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새로운 꿈을 꾸게 될 것이며 보다 많은 행운을 기대하게 될 것같다. 인류문화사에 비친 인간들은 그런 존재였다. 보다 많이 가지고, 보다 많이 누리고, 보다 오래 살고싶어 하는 바람들. 


그러나 그게 다 욕심을 너머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새로운 한 해가 다가왔다고 해도 그저 과거사 전부가 사라진 건 아니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 어제 혹은 지난 과거에 나쁜짓을 습관처럼 해 왔던 사람들이라면 새해에도 그같은 습관을 계속할 개연성이 짙다. 반대로 이웃에게 좋은 일을 밥 먹듯 해 온 사람들이 나쁜짓을 할 개연성이 희박한 것.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미래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게 자연의 법칙인 것 같다.(아래로)



바람의 땅으로 가는 하늘 길

- El camino del cielo a la tierra del viento




우리 내외를 남미대륙으로 실어다 줄 란칠레 항공의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남미대륙으로 향하고 있는 비행경로.




승객들이 잠든 사이에도 잠 못드는 1인...^^




란칠레 비행기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근접한 모습.




창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지지만 내 좌석에서 창밖의 풍경을 촬영하기란 쉽지않았다.




겨우 이런 모습...ㅜ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더 이상의 풍경을 기대할 수 없었다.





여승무원 도움으로 찍은 항공사진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여기서부터 여승무원 도움으로 찍은 항공사진이 펼쳐진다. 뉴질랜드에서 태평양을 건너 남미대륙에 들어선 후 산티아고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본문에서부터)그리고 그 같은 법칙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행운이라는 선물. 나는 그 선물을 파타고니아 투어를 떠나면서 미리 챙기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시드니로 비행한 후 다시 시드니에서 오클랜드(뉴질랜드)로 이동한 직후에 일어난 일. 뉴질랜드서 남미땅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이동하는 란칠레(LAN Chile)항공기 내에서, 한 여승무원이 아둥바둥 창밖의 풍경을 찍고있는 내게 다가와 말을 건 것이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오세요"라며 미소를 지었던 것. 그녀를 따라간 곳은 승무원들이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그곳에서 촬영을 하라는 것.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새해 첫날 사진첩을 열어보면서 본문에 언급한 고통과 행운의 서로 다른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고통은 (무리한 일정으로)내가 만든 것이고 행운은 하늘이 준 선물. 육신이 행복하려면 몸관리를 잘해야 할 것이며, 영혼이 행복하려면 욕심없이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사진첩을 여는 순간 한 여승무원이 천사처럼 여겨진다. 당신의 배려로 찍은 항공사진을 공유하며 새해를 연다. 새해 늘 건강하시기 바란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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