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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늘 그리운 淸溪山

으름,청계산에서 발견한 토종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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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청계산에서 발견한 토종 과일
-자연산 '으름' 처음 만나다-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청계산 청계골이 잉태한 우리 과일 '으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수 많은 산행 중에서 다래와 머루는 만나본 일이 있지만 으름은 처음 만나게 된 것. 으름나무 덩굴은 자주 봐 왔지만 자연산 으름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지난 9월 2일 청계산 청계골에서 일어난 꿈같은 일이었다. 도시 근교의 산에서, 그것도 등산로 곁에서 우연히 맞딱뜨린 우리 과일 으름은 한국의 자생식물이다. 

으름나무는 주로 계곡과 산기슭 부분의 물이 많고 비옥한 토양에서 다른 나무를 감아 오르며 자란다. 청계산 청계골은 으름나무 서식지로 알맞은 곳. 계곡의 숲이 너무 우거져 한낮에도 시원한 냉기가 흐르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산 으름이 발견된 청계산 청계골로 떠나본다.


청계골에 한창인 물봉선


청계골은 청계산의 여러 등산로 중 하나인데 

인적이 드문 곳이다.




호랑거미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는 도랑가...




요즘 이 골짜기엔 물봉선이 한창이다.

청계골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물봉선이 도열해 손을 흔드는 곳.

지상의 낙원같은 생각이 드는 참 좋은 계절에 만난 요정들이다.




골짜기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발길을 붙드는 야생화들

이렇게 좋은 계절에는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게 카메라다.

뷰파인더 속에서 세상은 천국으로 변해간다.



마음 문을 열면 대자연은 천국



그게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일상에서 전혀 느끼지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연출되는 곳.

양력 초 이틀에 만난 청계골의 풍경은 

발길을 옮길 때마다 요정들의 코러스가 울려퍼진다.




발 아래 풍경도 예외는 아니다.
9월이 되면서 하루가 다른 일기는 
뭇 이파리들을 곱게 물들이곤 한다.
가을이다.



청계골 등산로는 다른 코스와 달리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자연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
이 길을 오를 때마다 '천상으로 가는 길'처럼 여기곤 한다.
숲 속으로 삐져들어온 가는 빛줄기들이 오솔길을 비추는 그곳.
물봉선이 양쪽으로 도열해 손님을 마중나오는 곳이다.



오솔길 굽이굽이 환한 미소를 보내는 물봉선...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청계골은 그저 앞만 보고 갈 게 아니라 
이곳저곳 살피며 천천히 걸어야 제맛이다.
한 무리 달개비꽃의 대합창이 들리는가...



대자연을 향해 가슴을 여는 순간부터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평소 눈여겨 보지 못했던 자연의 숨결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천국과 극락의 세계를 넌지시 맛 보게 되는 것.


자연산 '으름' 처음 만나다


청계골 등산로 곁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으름을 향해 셔터를 누른 장면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렇게 귀한 장면을 보여준 하늘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달랑 따 먹어야 제 맛인가...




그저 보기만 해도 하늘의 오묘한 조화가 절로 느껴지며 
눈요기만으로 배가 부른 것.
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으름 곁을 사부작 거리며 엑스터시에 젖는 것.
대자연이 빚어낸 작품 앞에서 
야금야금 눈요기를 하고 있었다.



으름은 우리나라 산에서 다래와 머루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주요 과일이다. 
길쭉한 열매가 몇 개씩 붙어서 아래로 매달리기 때문에 '가을 산의 바나나'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청계골에서 만난 으름은 줄기 끄트머리에 단 하나만 열렸다.




으름은 생김새 때문에 '월하부인' 혹은 '월하미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데
목통, 연복자, 통초, 어름나물넌출, 어름, 어름나무로도 불리운다.
한약명으로는 '목통'이다.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으름(木通)은 정월과 2월에 줄기를 잘라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쓰는데 
우리 몸의 12경락을 서로 통하게 한다고 해서 통초(通草)라 부르기도 한다.



청계골에서 으름이 발견된 장소. 
정글을 이룬 골짜기다. 으름은 그 밖에도 몇 가지 중요한 성분을 지닌 열매였다. 으름 줄기의 주성분은 헤데라게닌(Hedragenin)과 올레아놀 산(Oleanolie acid)이며, 약간의 칼리움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또 열매 껍질에는 아케비아사포닌과 회분, 탄닌이 들어 있고, 씨앗은 올레인, 리놀린, 팔미린으로 구성된 20% 정도의 지방질로 알려졌다.




으름덩굴 씨앗은 머리를 맑게 하여 앞일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하여 '예지자'라는 이름도 붙어 있었다. 예지자는 암세포에 대하여 90% 이상의 억제 효과가 있으며, 씨앗의 기름에 들어 있는 올레인, 리놀레인, 팔미틴 등의 성분이 혈압을 낮추고 염증을 없애며, 갖가지 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예지자를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으며, 초인적인 정신력이 생긴다고 한다. 대단한 약리작용을 하는 으름이다. 그러나 요즘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이 겪는 건 운동량이 적은 대신 너무 많이 함부로 취해서 난 탈(病)이 아닐까...



하산길에 만난 물봉선이 다시금 오솔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억세게도 운이 좋은 날...
으름 하나 발견한 게 마치 산신령을 알현한 듯 신비로운 느낌이 든 날이다.



가을이 점점 더 깊어가는 어느날 
산중에서 만난 진귀한 한 풍경 때문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세상은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보이는 것.

천상의 화원이 존재한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으름으로 인도한 까투리 두 마리



며칠 전 으름 한 알을 만나는 과정은 묘했다.

하산 길에 까투리 한 마리가 눈에 띈 것.

카메라를 꺼내든 순간 녀석은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까투리 두 마리가 나타났다.

녀석들은 어찌나 빠른 지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오솔길 옆 숲 속으로 사라졌다.




시선은 까투리의 행방을 쫓았는 데 

눈 앞에 나타난 으름 한 개...

꿈같은 일이었다. 

억만금을 얻은 행운 보다 더 큰 행복을 잉태한 청계골이라고나 할까.





이번에는 청계골 기슭에서 작은 으름 하나를 다시 발견했다.

녀석의 크기는 엄지손가락만 했다.

먼저 발견한 건 커다란 참다래만 했지만 조금 더 작았다.

숱하게 이 길을 오갔건만 처음으로 눈에 띈 건 또 무슨 조환지...





청계골에 가을이 깃들기 시작하면서 
지난 발자취를 뒤돌아 보게 된다.



초목이 늘 푸른 것 같지만 한 때인 것.

하늘이 내려준 작은 열매 하나 때문에 

행복에 겨웠던 짧은 시간이 청계골로부터 발현된 것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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