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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Valparaiso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래피티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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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두 얼굴 발파라이소
-제2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래피티의 천국-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천국의 골짜기' 발빠라이소의 진정한 멋과 아름다움이 발 아래로 펼쳐져 보이는 것이다. 그림의 우측 꼭대기에 있는 하늘색 작은 건물이 필자가 머물렀던 린꼰 호텔(El Rincon hotel)의 모습이다. 부르기 좋아 '호텔'이지 겉모습을 보면 매우 평범한 건물이다. 내부의 시설은 현지의 사정을 감안하면 수준급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3류급 모텔 수준이랄까.

지구반대편에서 온 여행자가 그런 평점을 매긴다는 건 매우 사치스러운 일이다. 여행지가 늘 호의호식 하는 데라면, 그건 '여행자의 무덤'이나 다름없다. 일상에서 벗어나 유유자적 하고 싶은 사람이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나은 생활에 젖고자 한다면, 여행자라기 보다 잠시 머리를 식히려 떠난 관광객 정도의 모습은 아닌지...우리는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천국의 골짜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장관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대신 셔터로 감동을 찾아내기 바빳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그래피티의 천국

 



맨 처음 호텔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천국의 골짜기 모습




호텔에 여장을 풀고 돌아 내려온 작은 언덕의 계단. 이곳으로 올라가 좌측으로 걸어가면 호텔인데 천국의 골짜기엔 이런 계단과 골목이 걸음을 옮기는 데 마다 나타나며, 그 곁으로 어김없이 그래피티(Graffiti)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천국의 골짜기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그래피티는 또 다른 천국을 만들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끼적거리고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은 그래피티는, 제각각 다른 신호들이 살아 숨쉬며 자기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랄까. 
 



만약 천국이 실존한다면 육신은 물론 영혼까지 자유로워야 할 텐데, 발빠라이소의 천국은 비록 육신은 고달프지만 영혼은 매우 자유로운 도시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도시를 알록달록하게 물들인 부조화 스러운듯 조화로운 건물의 페인팅에서부터, 골목을 돌아서기 무섭게 펼쳐지는 그래피티들이 일부러 연출한 게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는 게 가슴에 와 닿는 것. 





사람들은 반드시 배가 부른 후에 노래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예술혼을 발휘 한 게 아니라, 배가 고프면 더 간절하게 다가오는 게 유토피아인 지. 천국의 골짜기라고 불리우는 발빠라이소의 한 골짜기만 돌아보고 있는 데도, 욕구불만의 세상과 행복에 겨운 인간의 자화상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다. 




일찌기 이곳 남미땅에는 몽골로이드의 후손들이 터전을 일구고 살았는 데 그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보니 진정한 그래피티의 천국이 남미 땅이었다. 
 



남부 빠따고니아(아르헨티나 산타 크루스 주)의 황량해 보이는 대평원 팜파스의 한 협곡에 그려진 동굴 벽화 '꾸에바 데 라스 마노스(Cueva de la Manos)'의 그림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7400년 전에 그려진 것이지만, 방금 그린 듯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염원과 함께 축제의 모습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다. 사냥감을 보다 많이 차지해 배불리 먹고자 하는 인간적인 욕구와 함께 예술혼이 깃든 착한 욕망이 동시에 보이는 것.





그 모습을 빠따고니아 투어에 나서기 전 미리 본 곳이 발빠라이소였다.
 



발빠라이소가 한 때 넘치는 경제사정으로 흥청망청 할 때도 도시의 부두노동자들 한테는 여전히 상대적 빈곤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곳.
 



부두 곁에 인접한 집들은 부유층들이 살았고 부두에서 멀어져 골짜기로 가면 갈수록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이 살았다.
 



그들 중에서도 형편이 서로 달라 보다 넉넉한 사람들은 아센소르( Ascensor,케이블을 이용해 언덕을 오르는 엘리베이터 같은 이동수단. 발빠라이소의 명물 중 하나다.)를 탓고,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할 사정에 처한 사람들은 끝도 없이 이어진 구불구불한 언덕과 계단을 통해 집으로 갔다. 하루의 일과를 마쳐도 또다른 피곤함이 천국의 골짜기에 묻어있는 것이다. 





우리는 호텔을 빠져나와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아센소르가 바라보이는 언덕 위에 서서 천국의 골짜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알록달록한 풍경 만큼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삶의 모습과 무게들. 조금 전 우리가 지나온 골목 너머 언덕 위에는 공동묘지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집들과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아센소르 곁 벼랑에 빼곡히 자리잡은 풀꽃들.  누구 하나 간섭하지 않고 구속 받지않는 삶이 천국의 골짜기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 풀꽃들은 부두에서 하루종일 힘든 노동에 지친 사람들을 말 없이 위로해 주는 요정들이 아닐까...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 세상이 하얗게 보일 때, 그들의 가슴에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생기를 더해주던 풀꽃 요정들. 그 표정들을 골목에 새기고 희망의 끈을 놓지않았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언덕배기가 천국의 골짜기로 불려지는 건 자연스럽다. 이 골짜기가 없었다면 그들은 무슨 희망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그러고 보니 이 낮선 도시의 그래피티는 하늘이 내려준 고마운 선물이자 희망의 메세지가 담긴 듯 하다.




자들은 배를 불리는 돈이 필요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겐 영혼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천국이 필요했던 곳. 발빠라이소에는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언덕이 미로처럼 뒤엉켜 있는 곳이다. 우리는 그곳을 걸신들린 듯 돌아보고 있었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풍경이 여행자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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