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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Chalten/FitzRoy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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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일출
 La Salida del Sol más impresionante del Mundo
 



  
일출에 물든 황금빛 쎄로 피츠로이!...
 
 




여행노트 서울에서 지구반대편 파타고니아 땅에 발을 들여놓을 때까지 쉽게 납득이 안 가는 일이 생겨났다. 생전 처음 겪는 일이자 어쩌면 무모한 도전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칠흑같이 깜깜한 밤 엘챨텐의 숙소에 아내 혼자만 남겨둔 채 새벽 3시30분 경에 집을 나섰다. 아내는 트래킹을 다녀온 후 힘들어서 그런지 비몽사몽 간에 나를 배웅했다. 나 역시 이른 새벽에 깨어나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그 야심한 밤에 홀로 산중으로 길을 나선다는 건 더더욱 이상한 일이었다. 

집을 나서자 '바람의 땅'이 웅웅 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갈대숲을 헤치고 다가오는 듯한 서걱거림이 엘챨텐을 뒤흔들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대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내 앞 길에는 작고 희미한 헤드렌턴 불빛이 어른 거렸다. 나는 숙소에서 2km 떨어진 아길라 전망대(Mir.de las Aguilas)까지 갈 요량으로 이미 꼰돌 전망대(mir.de los Condores)를 지나치기 시작했다. 




한 사람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작은 등산로 곁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마른 풀들과 숲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사람들이 달려드는 듯한 묘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작은 불빛이 흔들흔들 걸음걸이에 따라 움직이던 곳. 숙소에서 1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목적지는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동이 트려면 아직도 일러 천천히 걸어도 되지만, 사람들이 자주 안 다닌 길은 일일이 확인해 가며 걸어야 했다.  



▲ 일출 직후 아길라 전망대 모습. 이곳은 전망대라고 해서 따로 시설물이 있는 건 아니다. 뒤로 파타고니아 대평원과 비에드마 호수가 펼쳐져 있다.비에드마 호수의 수원은 주로 비에드마 빙하(Glaciar Viedma)와 라스 부엘따 강(Rio de las Vueltas)인 데, 라스 부엘따 강물 속에는 라구나 또레(Laguna Torre)로부터 발원된 피츠로이 강(Rio Fitz Roy)물이 포함된다.
 

아길라 전망대로 간 이유는 단 하나. 그곳에 서면 파타고니아 대평원이 눈 앞에 펼쳐지고, 라고 비에드마(Lago Viedma)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포인트였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이 잘 찾지않는 그곳에 서면 대평원 저편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쎄로 피츠로이(Cerro Fitz Roy,3405 m)를 황금빛으로 물들일 게 분명했다. 운이 좋아서 구름이라도 걷히게 된다면, 그곳은 내 가슴 속에서 평생 지울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일출'으로 남게 될 게 아닌가. 


 
 
  파타고니아 대평원을 가로질러 엘챨텐으로 가는 길이 멀리 아길라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인다. 그 곁으로 '라스 부엘따 강(Rio de las Vueltas)'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오전 6시 22분 경, 숙소를 나선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후 마침내 예상은 적중했다. 사람을 날려버릴 것 같이 무서운 소리를 내는 바람 속 큰 바위 무더기 뒤에 숨어서, 일출에 물든 황금빛 쎄로 피츠로이를 숨죽이며 바라봤다. 황홀함을 대신한 셔터 소리...
대평원 저 편에서 느리게 솟아 오르기 시작한 태양이 피츠로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략 10분 남짓한 그 시각, 바위산을 매섭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또 얼마나 거센지...그 소리들은 환청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외장하드 속에 묻혀있던 황금빛 쎄로 피츠로이를 처음 열어보면서, 느낌을 들여다 보니 사진 한 장 속에 감추어진 주제는 다름 아닌 '두려움과 환희'였다. 두려움을 극복하면 환희가 저만치서 기다린다는 것.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갑오년 새해, 세상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고 최고의 기쁨을 맛보는 한 해가 되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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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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