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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황홀경에 빠져든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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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 탐닉하는 꿀벌
-꿀벌,황홀경에 빠져들다-

 



호박꽃에도 꿀이 있었나?...


수 많은 꽃들 중에서 푸대접 받기로 유명한 호박꽃 속으로 날아든 꿀벌. 뷰파인더 속으로 들여다 본 호박꽃은 노랑바다와 다름없이 편안하게 빠져든다. 호박꽃(암꽃) 속에 꿀이라도 있는 것일까. 녀석은 꽃술 아래로 날아든 후 사부작사부작 돌아다닌다. 꿀을 찾지못한 게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매우 행복한 표정이다. 황홀경에 빠져 허우적대면 이런 모습일까.

누군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음을 눈치 챘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꽃술 아래 작은 틈새를 요리조리 돌아다닌다. 노랑바다에 빠진 후 탐닉에 몰두하고 있는 것. 나중에 알고보니 녀석은 호박꽃에 깃들면 챙겨가는 게 있었다. 노란 꽃가루(화분)였다. 육아를 위한 화분채집이 녀석(육아꿀벌)의 주임무였다. 호박꽃은 황홀경을 맛보이고 녀석은 화분을 온 몸에 둘러 호박꽃과 벌집으로 나르는 것. 


 



호박꽃의 수정은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호박꽃 화분은 '단백질 함량(7~8%)이 적어 육아꿀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알려졌는 데도, 꿀벌들은 꾸역꾸역 호박꽃에 깃드는 것이다. 지독한 유혹의 빛이 도사리고 있는 것인지...인간의 눈에 노랗게 보이는 호박꽃이 꿀벌에게도 노랗게 보일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녀석들은 필시 '호박꽃에 가면 엑스터시를 맛 볼 수 있을 거'라는 데이터를 몸 속에 품고있을 게 분명해 보였다. 단지 화분을 나르는 임무 때문이라면 꽃술 아래서 꽤 오랫동안 허우적(?)거릴 이유가 없을 것. 그래서 녀석의 눈에 비친 호박꽃의 생김새를 음영반전 시켜보니 파랗게 변했다. 9월의 땡볕이 내리쬐는 두물머리의 한 농가의 담벼락에 피어있는 호박꽃을 살피다가 녀석의 매카니즘을 생각해 본 것. 무엇이 녀석을 이토록 행복하게 만들까 싶은 생각들...
 
노랑 탐닉하는 꿀벌 

 




 




 




 




 




 



이날 호박꽃 두 군데를 살폈지만 녀석들의 몸에는 화분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대개 녀석들의 몸 전체 또는 다리에 화분을 잔뜩 묻여 다니는 데 녀석들의 몸에는 그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람들 한테는 하찮아 보이는 호박꽃이 꿀벌들에겐 소중한 쉼터였는지...이틀 후, 지인들께 호박꽃에도 꿀벌이 깃드는지 물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노란 꽃잎을 들여다 보세요. 또 얼마나 편안해 지는지. 호박꽃 속에는 평화가 깃들어 있어요." 

도시인의 비애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호박꽃을 자주 볼 수 없으니 벌이 날아드는지 나비가 날아드는지 가물거린다. 그저 가까운 산기슭 텃밭에 핀 호박꽃 속에 개미들이 깃든 것만 슬쩍 봤을 뿐이다. 녀석들도 호박꽃 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꽃술 아래에 모여 그냥 와글와글 거리고 있던 모습. 그래서 인지...곤충이나 벌레의 눈에 비친 호박꽃은 황홀경이 틀림없어 보인다. 꼼지락 꼼지락 녀석의 작은 발놀림에 호박꽃 암술은 또 얼마나 행복해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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