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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그곳에 '산괴불주머니'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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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산괴불주머니'가 산다
-찾아가는 도시의 테마여행-




좀 더 나은 명소는 없을까.
 


어쩌면 이런 생각은 혼자만의 생각을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꽤 오랫동안 살면서 이곳 저곳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감동적인 명소는 늘 찾아다녀야 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에 가 보면 카메라가 뒷짐을 지고 있는 게 다반사였다. 감동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카메라의 시선 처리가 좋지않은 점이 뒷짐을 지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명소에 치장된 시설물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조금이라도 알려진 명소에서 담겨져오는 여행사진들 속에는 데크가 널려있고 방책들이나 안내문 등의 시설이 본래의 모습을 무색케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런 명소에 가면 카메라의 시선을 방해하는 장면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도 한다.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말이자,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난개발을 한 결과 명소 주변이 훼손된 때문이다.




그런 사정은 서울 근교 야산의 난개발로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봄까지 그리고 다시 여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둘레길 공사로 인해 아름답던 오솔길은 대로가 됐다. 자연이 마구 파헤쳐진 개발은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변명. 기막힌 모습이다. 그런 공사는 어느덧 수 년 전 산사태가 난 이후로 아예 산골짜기란 골짜기는 모두 하수관 처럼 변하고 말았다. 

한 때 경첩이 되면 북방산개구리 알을 볼 수 있었고, 도시 근교의 산기슭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 그 모습이나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산사태를 핑게로 골짜기 마다 사방공사를 한 이유 때문이었다. 금년 봄에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났다. 멀쩡한 산골짜기를 다시 파헤치기 시작한 것. 자연을 함부로 파헤친데 대해 주민들이 항의하면 현장감독은 오히려 더 큰 소리를 친다. 

 




관할 구청에서 합법적으로 시행되는 일이며 주민들을 위한 공사라고 말한다. 구청과 건설회사의 커넥션이 만든 불협화음이 늘 반복되는 가운데 도시근교의 자연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에 등장하는 '산괴불주머니'도 위험했다. 한 때 주변에 무성했던 흔한 야생화였지만 어느덧 하나 둘씩 사라지며 귀해지고 있었던 것. 따라서 지난주 개화시기를 맞은 산괴불주머니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런데 산괴불이 드문드문 무리지어 서식하던 그곳이 새로운 명소로 등장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사람들은 늘 등산로만 따라다니는 동안 하수구 처럼 여기게 된 산기슭 골짜기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곳에 산괴불이 무리지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 허물어진 임도와 골짜기를 따라 가 본 곳. 사람들의 발길이 한동안 끊긴 그곳은 도시의 새로운 명소이자 테마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괜찮다는 명소에서 도무지 만날 수 없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 것. 그 현장은 이랬다.



그곳에 '산괴불주머니'가 산다







 


































































































등산화 끈을 졸라매고 산기슭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면서 카메라에 담은 산괴불주머니는 꽃말과 다름없는 모습. 산괴불주머니(Beautiful Corydalis)의 꽃말은 '보물주머니'이다. 이른 봄부터 초 여름에 걸쳐 줄기 끝에 노랗게 무리지어 피는 꽃이 황금을 닮았는지 보물주머니란다. 그러나 그 보다 산괴불주머니가 사람들 곁에서 아무런 탈 없이 자생할 수 있는 장소가 보물같은 명소가 아닌지.

산괴불 주머니를 마지막 본 장소 곁에는 사방공사가 한창이다. 명소가 다 파헤쳐지고 있는 모습을 산괴불주머니가 지켜보고 있는 곳. 그곳이 요즘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모산 기슭의 산골짜기. 언제 다시 파헤쳐질지 모르는 그 골짜기에 산괴불주머니가 살고 있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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