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 나와 우리덜

용변이 불안했던 화장실 그러나...


Daum 블로거뉴스
 


용변이 불안했던 화장실 그러나...
-착한고발, 훤히 노출된 남감했던 화장실-



화장실이 훤히 개방되어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3,4일 글쓴이는 전국에서 초청된 블로거(파워소셜러투어라고 명명된)들과 함께 1박 2일 동안 정조임금의 효심이 깃든 수원 화성을 다녀오게 됐다. 투어 일정에 따라 우리는 첫 날 수원 연무대 활쏘기 체험을 시작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작품처럼 여겨진 수원성을 돌아보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튼날 아침 정조임금이 수원으로 행차할 때 머문 화성행궁을 돌아보고 화성행궁 입구의 신풍루 앞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정조임금 당시 창설된 친위부대 장용영의 '무예24기' 공연이 막 시작될 즈음이었다. 갑자기 화장실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들어 급히 근처의 화장실을 찾았다.

넓고 깨끗한 화장실이 신풍루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문을 열자마자 바깥이 훤히 내다 보이는 화장실이 나타났다. 바꾸어 말하면 바깥에서 안으로 훤히 들여다 보이는 화장실이었던 것이다. 잠시 망설였다. 혹시 커튼이라도 있을지 몰라 위로 올려다 보았지만 커튼은 없었다. 볼 일은 봐야 했다. 짧은 시간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웬지 불안했던 것이다. 요즘은 덜하지만 한 때 몰래카메라가 극성을 부릴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몰래카메라가 아예 필요 조차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몰래 화장실을 살필 이유가 없었다. 그냥 창 밖에서 한 번 쓰윽 지나가면서 좌향좌 내지 우향우로 고개만 돌리면 그만이었다. 더군다나 여성들이 이렇게 개방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일이라도 생기면 그나마 남성들 보다 더 큰 불안을 느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절이 하...수상해서 말이다. 화장실은 또 얼마나 넓은 지 웬만한 짐짝 정도는 들고다녀도 될 정도였다. 보통 터미널에 시설된 화장실 두 배 이상의 공간은 족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볼 일을 다 볼 때까지 화장실 앞을 지나쳐 간 사람들은 없었다. 화장실 앞 공간은 출입이 폐쇄된 것이다. 그곳에는 대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가을을 맞이한 대나무가 댓잎을 소복히 쌓아둔 정겨운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사는 동안 이웃 등으로부터 늘 감시당하는 기분으로 살았는 데, 용변을 보는 짧은 시간 동안 사찰의 '해우소'와 우리네 전통의 '똥간'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어릴 적 들러본 가까운 사찰의 해우소는 언덕 높은 곳에 시설되어 있었다. 스님들이나 보살님들이 사찰에 들러 사용하던 그 해우소는 얼마나 높은 곳에 시설되었는 지 응가를 보면 한 참 뒤에야 '퐁당' 소리를 낼 정도였다.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특히나 어릴 적 해우소를 들렀으니 주변의 사물들은 모두 자기 사이즈에 맞추었을 거 아닌가. 그래서 해우소에 들러 용변을 보는 게 무서웠다. 나무 널판지 두 쪽을 걸어놓은 화장실이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자칫 발이라도 헛 디디게 되면 낭패를 볼 것 같았다.

그리고 잊지못할 추억을 간직한 곳은 시골의 화장실이다. 전라도 사투리로 '칫간'이라고 불리는 곳이자 돼지우리를 일컫는 '통시'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갱상도에서는 주로 측간 변소 뒷간이라고 불렀는 데 기억에 따르면 측간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 것 같다. 그 측간에 가면 화성행궁 앞에 시설된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화장실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일단 출입구가 없다.

누구인가 측간에 들어가기 위해 '어흠' 소리를 내고 신호를 하면, 측간 안에서 그에 화답(?)하는 소리를 내야 한다. 그게 '노크'인 셈이다. 그런데 처음 가 본 시골의 측간은 문짝이 문제가 아니었다. 커다란 항아리 위에 두 쪽으로 걸쳐놓은 널판지 위에서 볼 일을 보게되면 퐁당 소리와 함께 어떤 물방울(?)이 엉덩이 한 부분을 차갑게 만드는 것이다.(정말 웃자고 하는 말 아님.ㅜㅜ) 놀랬다. 그래서 '호모토일렛시우스' 후손은 순간적으로 측간에 적응하는 머리를 짯다. 퐁당 소리와 동시에 엉덩이를 들거나 피하는 전술이다. 어릴 적 경험이다.

코를 찌르는 냄새 보다 더 한 추억이 측간의 추억이었는 데, 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려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화장실 구조가 왜 이렇게 생겼는 지 묻기도 민망했다. 그래서 이렇게 친환경적인 측간을 여러분들께 고발(?)하기로 마음 먹고 두 장의 사진을 남겼다. 화장실 내부를 촬영한 것도 처음이다. 참 별 일이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보기 힘든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독특한 화장실과 함께, 쾌적한 환경의 화장실 때문에 다시 돌아본 수원 화성의 매력이었다. (이런 화장실...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