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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MERICA

닮은 꼴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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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두사람! 

잉카의 고도 페루 마츄피츄 아래 아구아깔리엔떼에서 잉카트레일을 끝내고 막 짐을 푼 내 모습은 말이 아니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잉카트레일을 떠나기전 모습과 판이했던 것이다. 안데스의 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 곳곳에는 화상으로 껍질이 벗겨졌고 얼굴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나는 당시 까지만 해도 내 모습이 이렇게 망가진줄 몰랐는데 마츄피츄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도중 안사람이 페루아노와 닮았다며 깔깔 거렸다. 그리고 남미여행을 하는 동안 잊고 살았는데 볼리비아나 칠레나 아르헨티나 어디를 다녀도 만나는 사람마다 내 모습이 인디오를 닮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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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공연에 나선 페루아노들이 인디오 복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금 거울을 들여다 보니 그곳에는 장발을 한 한남자가 그을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오래전 이 땅에서 살았던 인디오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고 다시 발길을 돌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나의 처지와 닮은 페루아노 거리악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인디오 복장에다가 대나무 등으로 깍아만든 악기로 우리 교민들이 몰려살고 있는 '온세거리 el camino de once' 곁에서 막 공연을 시작하고 있었다.
 
잘알려진대로 아르헨티나에서도 우리교민들은 억척같은 생활력으로 이국땅에서도 나름의 위치를 점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삶이나 페루아노의 삶의 모습에서 동시에 인디오를 떠 올리고 있었다. 특히 남미땅에 정착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어나 문화가 그들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오래전 이곳 남미로 으로 이주했다는 페루 꾸스꼬 산간에 살고있는 깍딱족이나 칠레 최남단에 거주하고 있는 자간족처럼 그 어떠한 환경에도 잘 견디며 거룩한 대륙을 더욱더 거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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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거리 el camino de once' 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인디오와 무관하다. 

그러나 역사는 그들을 잘 살게 내버려두지 않았고 대서양을 건너온 침략자들로 부터 무참하게 살륙당하는 한편,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아메리카 대륙을 침탈자에게 빼앗기며 오늘날은 오히려 이방인으로 남게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지하철공연으로 더 유명한 '거리공연' 등을 통해서 그들의 슬픔을 달래는 한편 적은 벌이로 그들의 선조들이 살던 땅에서 구걸하는 아이러니를 겪고 있는 것이다.

온세거리 곁 공원에서 그들의 거리공연 모습을 보자 12,000년∼8,000년 전 대형 맘모스를 수렵하며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정복자로서 새로운 문화와 삶을 꽃피웠던 '몽골로이드'의 후손들이 떠 올랐고, 그들이 육로를 통해서 오랜시간 끝에 이동한 땅을 나는 최근 1박2일간 비행기를 타고 고향땅으로 부터 멀어진 채 안데스의 볕에 그을리며 그들을 닮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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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회의사당 Congreso' 광장에서(나...인디오 닮았죠? ^^)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여 남미땅에서 해후(?)한 것 까지는 좋으나 그들의 삶은 아직도 '방랑'을 면치못하는 한편 내가 그들과 다른점이 있다면 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여행과 방랑이 다른점은 돌아갈 곳이 있는 것과 떠돌 수 밖에 없는 차이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나 거리악사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몽골로이드의 특징인 샤머니즘 문화를 동시에 누리며 불과 태양을 숭상하고 경외시하며 사냥과 물고기 잡이 등으로 삶을 살아가던 야생에 친숙한 두 인디오족을 닮은 후손들이자, 다시는 돌아갈래야 갈 수 없는 베링해나 아무르강을 너무 멀리 두고온 사람들이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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