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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MERICA

민들레라고 다 똑같은 '민들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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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라고 다 똑같은 '민들레' 아니지!
-뿌에르또 몬뜨의 '민들레' 봄 소식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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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1945) 여류시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 Gabriela Mistral '은 그녀의 대표작 '죽음의 소네뜨 Sonetos de la muerte'에서 "...잠든 아기를 위한 자상한 어머니와도 같이/태양이 비치는 대지에, 나 그대를 잠재우리./고통스런 아기와도 같은 그대 육체를 안음에 있어/대지는 부드러운 요람의 구실을 하리..." 하고 안데스가 길게 동서를 가로막고 있는 칠레에서 죽음을 통한 새로운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구글어스 속 이미지 촬영 위치(위에서 아래로 세 컷)


우리는 봄이 도둑처럼 깃든 뿌에르또 몬뜨의 안개가 자욱하고 축축한 아침에 자궁처럼 생긴 '뿌에르또 몬뜨 Puerto Montt' 항구 저편에 있는 나지막한 언덕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도 그곳에는 희뿌연 안개가 나지막한 언덕을 솜이불 처럼 덮고 있었다. 마침내 동태평양 남쪽에 있는 뿌에르또 몬뜨에 도착했던 것인데, 눈만 뜨면 이 대지는 안개를 피워 올리고 있는 모습이 아직도 어슴프레 꿈을 꾸고 있는 듯 했다. 아주 어릴적 기억에 남아있는 봄의 모습은 내가 살던 고향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낮선땅에서 맞이하는 '파타고니아 Patagonia' 아침은, 막 잠에서 깬 후 홀로 빈방에 갇혀있는 듯한 외로움이 두려움 처럼 변하여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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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에르또 몬뜨 Puerto Montt'의 풍경/파타고니아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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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주하던 태양이 뜨고 다시 달이 뜨기를 반복하며 아침을 맞이하던 모습은 고향땅에서 봐 왔던 모습이건만 처음 발을 디딘 공간에서는 모든게 낮설고 새로웠다. 뿌에르또 몬뜨 항구 저편에 보이던 언덕에 도착하자 마자 안개가 걷히고 솜이불이 드리워졌던 그곳에는 하얀 민들레가 파릇한 잡초 사이로 납짝 엎드린 채 사방에 피어 있었다.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도 봄이되어 이 언덕에 피어나는 하얀 민들레를 봤으리라. 그리하여 아침을 맞기전 이 언덕에 무수히 돋아나는 새롬들에 대해서 긴 겨울과 같은 밤이 '고통스런 아기와도 같은 그대 육체를 안음에 있어 대지는 부드러운 요람의 구실을 하리'라며 도둑처럼 깃든 봄을 잉태한 이 언덕에서 해마다 피어나는 민들레 조차 다 똑같은 민들레가 아님을 말하고자 했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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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똑같은 게 하나도 없는데 이 나지막한 언덕에서 '잠든 아기를 위한 자상한 어머니와도 같이' 대지를 품은 은빛고운 달가루를 흩뿌린 밤이 만든 하얀 민들레는 자궁과 흡사한 뿌에르도 몬뜨의 나지막한 언덕에서 엄마가 잠시 외출한 사이 막 잠에서 깨어난 후 아기가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는데, 낮선땅에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는 내 모습이 그와 같았다. 잠시 두고온 아이들과 추억들은 넓은 바다 저편에 있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엄마를 기다리는 것 처럼 기약할 수 없는 공간에 갇혀 깊은 한숨을 들이킨 곳 그곳이 뿌에르또 몬뜨에 봄을 가져다 준 작은 언덕이었다. 평범한 밤이 만들어 내는 기적같은 아침을 바라보며 나는 홀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래, 민들레라고 다 똑같은 민들레는 아니지!..."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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