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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우리나라에 이런 '비경'도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비경'도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제2편-

'A River Runs Through It'...1992에 제작된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영화의 제목이다.
 
이 영화를 보신 분은 다 아는 것 처럼
 북미대륙 몬타나의 아름다운 강  블랙풋 강가에 살던 한 가족인 맥클레인(목사)의 가족사가 흐르는 강물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잘 그려진 영화인데, 아버지인 리버랜드 맥클래인이 두 아들에게 낚시를 통해서 세상을 일깨워 주는 장면이 인상깊다.  

흐르는 강물처럼 펜션 창가에서 망중한의 '다우'

영화속에서 두 아들 노먼과 폴 중 자유분방한 폴이 함께 어울리던 불량배에 의해 죽음을 당하자
 아버지는 폴의 죽음을 가슴 깊숙히 담은 채 설교를 통해서 내 뱉는 말이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영화였다.
 
"필요할 때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한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준다.

 이렇게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완전한 이해가 없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



나는 처음 방문하는 한 펜션의 벽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창밖은 칠흑같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벽난로 속에는 조금전에 집어넣은 참나무가 벌겋게 타오르며 숯이 되고 있었다.

그 곁에는 오후 8시경 파장인 주문진 시장에서 사 온 양미리 꾸러미와 임연수어 세마리가 놓여 있었다.
벌겋게 잘 탄 참나무 숯은 곧 '바베큐 통' 속으로 옮겨질 것이고
그들은 곧 남대천 상류인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의 한 펜션 벽난로 앞에서 노릇노릇 먹기좋게 구워질 것이다.


법수치리 분교의 만추

나는 피곤과 취기 속에서도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벽난로에서 반짝이던 숯불들도 가물거렸고
넓다란 유리로 펜션이 잘보이게 만든 창 밖은 검은 커튼으로 드리운 것 같았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으로 '꿈을 이룬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기운 보다 이틀간 무리한 일정 때문에 쌓인 피로가 눈을 가물 거리게 했지만 그의 이야기를 놓칠 수 없었다.

법수치리의 양지마을...법수치리 분교에서 상류로 바라 본 풍경

그는 IMF가 한창이던 1998년도에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한 페션회사의 무역을 담당하고 있었고
그의 손은 '마이다스 손' 처럼 그가 손대는 곳은 모두 '돈'으로 뒤바뀌고 있었고
사실상 회사의 경영권은 그의 손아귀로 넘어 온 상태였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해 오던 '회의'도 '생산성'을 위해서 과감히 버렸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은 회의시간을 줄인 덕분에(?) 1.5배로 늘어났다.
그는 '딜'의 귀재답게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사장에게도 과감한 제의를 했다.

"...사장님은 돈만 버시면 되잖습니까?..."

그리하여 쓸데없는(?) 회의시간 조차도 없애버렸고 열심히 일에만 전념했다.

산새들과 운무만 가끔씩 찾는 호젓한 임도...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일 밖에 모르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어느날 말이 어눌해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한참 일할 나이에 뜻밖의 일을 당하자 그는 당황했다.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대한민국 강원도의 오지중 오지
남대천 최상류 '법수치리'의 비경



그는 얼마간의 돈을 벌게되면 '흐르는 강물처럼'의 배경이 되었던
 몬타나의 아름다운 강  블랙풋 강의 모습을 닮은 곳에서 살고 싶어했다.
그런 배경을 가진곳이 우리나라에 있을까?...

그는 휴가중 짬짬이 우리나라의 산하 곳곳을 여행했다.


그러다 마침내 남대천 상류의 골짜기를 발견했는데 그 시기는 예상외로 빨리 다가왔다.
더이상 어눌한 말씨로 이어지는 자신의 몸상태를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그가 사표를 쓰고 난 후에도 사장은 그에게 회사일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자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처음으로 주5일제 근무를 하며 회사일을 해 나갔으나 그의 몸 상태는 전과 달랐고
마침내 그는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평소 봐 두었던 어성전리로 향했다.

그는 늘 마주치던 명동의 분주한 모습은 보지 않아도 됐으며
 그가 평소 꿈꾸던 세상에 몸을 뉘였다.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속 주인공 폴은 아웃사이더 처럼 살다가 불량배들에게 죽음을 당하지만
폴의 형인 노먼은 학교와 문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모범생이었는데,
오늘 그의 펜션을 출발하여 오지로 향하는 지프의 운전자인 주기용님은 노먼과 폴의 운명을 고루 닮은 듯 보였다.  
 


우리를 태운 지프는 용의 비상과 같이 굽이치는 임도를 따라서 마침내 숨겨둔 비경앞에 내려 놓았다.
만추에 내려다 보는 남대천 상류 법수치리의 풍광은 말 그대로 비경이었고,
일행은 그저 탄식만 내질렀을 뿐이다.  


포스팅 제작에 도움 주신분들

 
흐르는강물처럼 대표 주기용님  http://www.riverruns.net/
 
한사 정덕수
http://blog.daum.net/osaekri 




'법수치리'에서
강원도 최고 오지 '부연동'으로 가는
 임도에서 본 비경들!...
















남대천 상류 '법수치리'로 가는 길...우리가 지나온 길이다.


포스팅 맨 처음에 등장한 그림속 법수치리 분교 전경...'줌인'한 모습이다.




















오프로드인 임도엔 내비게이션이 쓸모없게 됐다.














꿈같은 법수치리의 마을들...












멀리 어성전리에서 강원도 최고 오지마을인 부연동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저 산골짜기 너머에 강원도 최고 오지마을인 부연동이 자리잡고 있다.

"필요할 때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한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준다.

 이렇게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완전한 이해가 없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




나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영화 속 대사를 겨우 기억해 내고 있었다.
법수치리로 가는 길목 어성전리에 펜션을 짓고 연수보다 더 맑고 고운 물과
 태초의 공기처럼 시선한 공기를 호흡한 그는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일행을 태우고 임도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가 내 이웃에 살고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을 것이며
설령 그를 안다고 한들 무엇을 도와야 할지 모른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인생행보를 보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몰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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