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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신명

무술년 정월 초하루의 기록 무술년 정월 초하루의 기록 -천지신명께 비는 간곡한 기도- 무술년 정월 초하루 오후,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다니던 대모산길이 낮설지 않다. 서울둘레길 중턱에 도착하면 늘 마주치던 장소. 겨울 가뭄이 길어서인지 마른땅 마른 풀포기들이 잎을 다 떨군 나무 사이로 빼곡하다. 참 이상하지. 평소 비어있던 의자와 탁자가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게 아닌가. 누군가 먼저 차지하면 내것이 되고 우리것이 되는 공용의 장소. 하산 할 때까지 잠시 빌어쓰는 것이지만 호젓한 산속에 지내는 동안 이 공간은 또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할까. 어쩌면 세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우리네 공간과 살림살이도 이와 같을 것. 최근 꽤 오랜동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드물었지만 무술년 정월 초하룻날 만난 평범한 풍경 하나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더보기
남해 보리암,원음종에 새겨진 아자자의 재해석 Sensitive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www.tsori.net 다시 봐도 아름다운 금산의 비경 -보리암 원음종에 새겨진 '아자자'의 재해석- 신선이 사는 곳 혹은 극락은 이런 곳일까... 바람이 불었다. 이른 새벽부터 해뜬 후까지 금산에는 바람이 불어댓다. 그 바람은 금산을 수 놓은 나뭇잎을 조금씩 조금씩 다른 빛깔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이제 모두 다 비우고 겨울을 맞이해야 할 차례. 한 생애는 그렇게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파리는 노랗고 또 어떤 이파리들은 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산기슭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상승기류가 보리암을 돌아보는 내내 금산을 휘감으며 불어댓다. 그리고 부소암 하늘 저편으로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고 바다는 불쑥 솟아 오른 듯 금산을 빙둘렀다. 구름처럼 .. 더보기
아가야 우리 아가야! Sensitive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아가야 우리 아가야! 아가야 우리 아가야! 아가야!... 너무도 사랑하여 내 전부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우리 아가야!... 엄마는 너를 위하여 피와 살 모든 걸 내 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엄마의 인생 모두를 네게 주었구나. 네 입술을 적시기 위해 젖을 물려 주었고 네 발걸음 무거울까 업어 키웠다. 혹시라도 다치지 않을까 늘 네 곁을 떠나지 못하고 네가 좋으면 먹을 것도 마다했다. 네가 잘 자라면 벌거벗어도 좋았고 네가 잘 되면 세상의 어떤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그리하여 네가 자라는 동안 엄마는 야위었고 네게 정신이 팔려 세상물정도 몰랐다. 모두 네가 잘 자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네가 알까 두려워 했고 너를 남들보다 덜 먹이고 덜 가르칠까 걱정.. 더보기
청계천에 '막걸리' 따르는 도사님? Sensitive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청계천에 '막걸리' 따르는 도사님? 지난주 4.29 재보선으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전패를 당하며 우울해 하기 직전, 청계천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림과 같이 머리를 까까중 머리모양으로 박박 밀어버리고 도사님(?)-이하 '도사님'이라 칭한다- 행색을 한 한 남자가 막걸리를 청계천에 조용히 따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도사님이라 부르기엔 아직 젊어 보이는(일찍 도를 깨우치셨나?...) 이 도사님 곁을 지나면서 나는 그의 행색이 예사롭지 않아서 곁눈질로 그를 보며 지나쳤다. 그때 젊은 도사는 신세대도사 답게 컵라면으로 식사를 떼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 막걸리 한통이 놓여있었는데 그는 청계천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편 멍한 표정으로 뭔.. 더보기
고사상 웃고있는 '돼지머리' 속사정은? Sensitive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고사상 웃고있는 '돼지머리' 속사정은? 지난 주말, 춘천에 사는 지인의 아들이 작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를 초대했다.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지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인데 나는 그의 사업이 잘 되기를 속으로 빌고 겉으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 아직 손님들이 많이 찾지는 않았지만 곧 개업식을 한다며 부산을 떨고 있었다. 따끈한 떡시루가 김을 모락모락 풍기며 오갔고 고사상 한켠에 돼지머리가 올려져 있었다. 우리가 흔히 봐 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고사상 위의 돼지머리가 웃고 있었다. 곁으로 다가가서 자세히 보지 않아도 잘 삶겨진 돼지머리(대가리)는 웃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돼지대가리(이렇게 불러.. 더보기
어느 '노소녀'의 구애쪽지 애절!! '애인' 생기게 해주세요. 스물세살 노소녀! 너는 '노처녀'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노소녀'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그럼에도 노처녀가 있듯 노소녀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키득거렸는데 정작 당사자는 심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노소년'이라는 생각을 하자 도무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혼자 켁켁 거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 정말 스물세살의 노소녀가 존재한다고 믿는 나는 즉각 노소녀 포함하여 여러분들이 '오래된 참나무에 매단 노란리본'의 소망을 몇 담아 봤다. 그랬더니 재미있는 바램들이 쏟아져 나와 있었다. 노란 리본 속에는 경제사정을 말하는 쪽지도 보였지만 고백하는 내용이나 심각한(?) 소원을 담은 내용도 있었는데 유독 내 눈에 띈 것은 "올해는 애인 생기게 해주세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