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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

천불동에 그려놓은 10월의 '수채화' 천불동에 그려놓은 10월의 '수채화' 내 나이 열다섯 살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먼저 나는 가장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문득, 잭 런던이 쓴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죽음에 임박한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차가운 알래스카의 황야 같은 곳에서 혼자 나무에 기댄 채 외로이 죽어가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유일한 죽음의 모습이었다. 희운각에서 무너미고개를 너머 천불동계곡으로 향하는 길 곁에는 수채물감으로 발라 놓은 듯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귀품이 넘치는 단풍이 줄을 .. 더보기
속초에서 처음 들어 가 본 '여관' '내설악'의 가을 비경 -7부작- 제2편 속초에서 처음 들어 가 본 '여관' 제1편상처 아문 44번 국도를 넘으며!... 작년 이 맘때 쯤 설악산의 단풍은 너무도 초라했었다. 한계령은 수해로 망가진 자연경관이 그대로 널부러져 있었고 메마른 니뭇잎들은 미처 엽록소의 빛깔을 환원시키지도 못한 채 바스라지듯 나무 아래 즐비하게 떨어져 있었으며 대부분의 나뭇잎들이 끄트머리를 말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최고의 경관을 보여줄 것만 같았던 공룡능선의 모습은 곳곳에 털이 빠진 망아지 등처럼 보여서 여간 아쉬웠던 게 아니었다. 그러나 금년의 사정은 전혀 달랐다. 뉴스를 타고 전해져 오는 설악산의 단풍은 필경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꼭 꼭 숨어있을 거라 믿었고 그 모습들은 비경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터였다. 나.. 더보기
폐허로 변한 '미시령휴게소' 안타까움만!... 폐허로 변한 '미시령휴게소' 안타까움만!... 어제 설악산과 속초를 다녀오면서 미시령 옛길을 따라서 '미시령 휴게소'를 들렀습니다. 요즘 미시령휴게소는 들러 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고 가끔씩 가 보는 동해쪽도 기왕이면 시간을 절약하는데 익숙해 졌습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서 힘들게 오르내리는 게 귀찮아졌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예전부터 미시령 고개마루에 서면 탁트인 전망 사이로 보이는 동해와 속초시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도회지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죠. 특히 미시령 옛길을 따라가면 내리막길이나 오르막길에서 마주치는 '울산바위'의 모습은 정말 멋집니다. 우람한 근육질의 남성을 연상케 하는 바위산은 이른바 '기氣'를 충전해 주는 묘한 마력까.. 더보기
엄동설한의 칼바람 볕이 만든 신비의 물고기 '황태' 엄동설한의 칼바람 볕이 만든 신비의 물고기 '황태' 우리나라 강원도에서 겨울 한철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은 흔치 않습니다. 겨울...하면 누구나 쉽게 떠 올릴 수 있는 강원도의 풍경은 눈을 머리에 인 산들의 모습이지만 동해로 향하는 길목의 진부령이나 미시령.대관령에서 이 맘때 볼 수 있는 장관이 명태를 말리는 '덕장'입니다. 덕장은 명태를 말리는 건조대로 이 덕장은 겨울한철 신비한 마술을 부리는 자연의 힘으로 명태를 황태라는 신비한 물고기로 바꾸어 놓습니다. 지난주 속초를 방문 하면서 미시령을 넘어가기 위하여 용대리를 통과 하던 중 제 눈앞에 펼쳐진 황태덕장은 온통 눈보라속에 파묻혀 있었고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맑아서 심산유곡의 덕장은 수없이도 많은 미이라를 보관하고 있는 박물관 같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