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 놀라게 한 뿔고둥 리소토
이탈리아 식재료 보다 더 나은 우리나라의 식재료는 없을까..?
우리나라의 해산물은 이탈리아보다 한수 위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풀리아 주(Regione Puglia)의 항구도시 바를레타(Barletta)에서 머무는 동안 현지인의 안내로 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동안 궁금했던 건 시장이었다. 보통의 재래시장이 아니라 현지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는 시장을 보고 싶었다. 나의 이런 생각을 일찌감치 간파했는지 아니면 자랑이라도 할 요량이었는지, 고향이 바를레타인 현지인은 묻지도 않은 해산물 자랑에 침이 마르도록 신나게 설명을 곁들였다. 바를레타의 재래시장 메르까또 디 산 니꼴라(Mercato di San Nicola)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을 싸게 판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글쓴이의 고향은 항구도시 부산이자 어릴 때부터 해산물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아울러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하는 동안 알게 된 이탈리아산 해산물들은 성에 차지 않았다. 또 요리 실습을 하는 동안 배운 해산물 요리는 요리 방법의 차이는 있었을 망정 내 눈에 썩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요리방법과 음식문화의 차이 외에 큰 차이를 보이는 식재료(생선류, 갑각류 등) 때문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초밥(寿司)을 만들어 파는 일본 식당 외 대부분의 리스또란떼에서는 해산물을 주로 익혀 먹는 방법을 사용했다. 몇몇 갑각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재료는 익혀먹는 것. 아쉬웠다. 따라서 요리 유학을 하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생각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에서 나는 생선류 등을 이용해 이탈리아 요리를 해 보고 싶었다. 이탈리아와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로 닮은 점이 있지만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은 종류부터 모양까지 많이도 달랐다. 따라서 나는 우리나라의 해산물이 이탈리아의 해산물보다 한수 위 이상이라고 아예 대못을 박았다.
더군다나 서울에 살 땐 가락시장이 코 앞(?)에 위치해 있었으므로 생선 킬러(?)였던 우리는 툭하면 새벽시장으로 달려가 싱싱한 생선을 구해오곤 했던 것이다. 사정이 대략 이러하므로 이탈리아인들이 혹은 바닷가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제아무리 해산물 자랑을 늘어놓아도 겉으로만 좋아할 뿐 내색을 하지 않는 것. 바를레타의 재래시장으로 가는 동안 이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건 물론, 마음에 드는 식재료가 눈에 띄면 나의 요리를 맛 보여 주리라 마음먹었다. <브런치에서 계속> https://brunch.co.kr/@yookeunchang/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