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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수원화성,억새가 아름다운 역사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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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억새가 아름다운 역사적 명소
-2편,서북각루의 억새와 아이들-




"백발의 억새가 쉼 없이 넘나드는 곳...!"

만추의 수원 화성을 다녀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 조차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세상은 급물살을 탄 듯 하다. 주말 아침 지난 주에 다녀온 수원 화성의 단풍이 아름다운 명소를 펼쳐놓고 '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선조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뿌듯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남는다. 짧은 시간 국내여행을 다녀오면서 긴 여운을 남기는 곳은 드물다. 그저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잘 놀다오면 그만일 것이지만, 수원 화성은 달랐다. 


* 영상을 여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수원화성을 답사하기 전 후 챙긴 여행정보들은 여러분들이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현장에 나서면 감흥은 전혀 다른 것. 지난 주말 수원화성의 단풍 명소를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늘 봐 왔거나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수원화성이 새로운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 팔달산 회주도로를 따라 서북각루에 다다르자 억새가 쉼 없이 성곽을 넘나들었다.백발의 억새가 쉼 없이 넘나드는 곳. 그곳에서 견학을 나온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서북각루의 억새와 아이들




아이들은 아직 어려
 수원 화성이 어떤 역사적 의미 등을 간직하고 있는 지 모를 것. 그런데 녀석들은 마냥 좋아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정조대왕이 11살 때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할아버지(영조)께 애원했거나, 어머니를 모시고 회갑연을 배푸는 등 효심이 지극한 정조대왕을 잘 알기 때문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자기의 바람을 거절하지 않고 다 들어주는 상대를 좋아하기 마련. 엄마 아빠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 같지만 결코 그러하지 못하다. 자기를 낳아준 부모 조차 아이의 요구를 냉혹하게 거절 할 때가 흔한 것.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다르다. 손자 녀석이 무엇을 원하든 다 들어주거나 이해해 준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일방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아이들이 너무도 잘 아는 것일까. 서북각루 아래로 소풍나온 아이들을 품은 건 수원화성이었다. 녀석들은 화성의 성곽 아래서 마냥 즐거워하는 것. 그곳은 만추의 억새들이 바람에 일렁이며 손자들이 조모부 품에 안기듯 성곽을 넘나든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특징


아이들을 저만치 뒤로 하고 서북각루와 성곽을 바라보고 있자니 필자 또한 서북각루의 억새밭에 모여든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수원화성이 축조된 지 어언 200 여 년이 지난 지금, 서북각루를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은 아이들의 형편과 무엇이 다른가. 수원 화성은 보통의 성과 다른 축조 방식을 선택했다. 





조선시대에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화성은 길이 5.7㎞, 높이 4~6m의 성벽이 130㏊의 면적을 에워싸고 있는 데 전문가들은 화성이 건축사적 측면에서 볼 때 돌연변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과거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뛰어난 건축물이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고 평가하는 것. 화성의 독창적 디자인이 그것이다. 성의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킨 '치성'이나 성문 밖에 동그랗게 쌓은 '옹성' 등의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이런 형태는 중국의 성 형태을 모방했으나, 획일적이고 단순.반복적인 중국 성곽과는 다르게 화성은 통일성 속에 묘한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화성의 축조 방식은 성벽의 외측을 쌓되 내측은 자연의 지세를 이용해 흙을 돋우워 메꾸는 외축내탁의 축성술이었던 것. 





또 (정약용 선생의) 실학사상의 영향을 받아 화강석과 벽돌을 함께 축성의 재료로 사용한 전석교축, 목재와 벽돌의 조화로운 사용과 거중기와 유형거 녹로 등 근대적 기기의 발명과 사용 등은 기능성과 과학성 예술성 등을 고루 갖추어 있어서 절정에 이른 조선시대의 문화적 역량이 집대성 된 것이라는 평. 이런 대형 건축물은 정약용의 설계와 채제공 감독으로 불과 2년 반만에 완공됐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건축물은 6.25전쟁 때 크게 훼손됐지만,1801년에 간행된 화성 준공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를 통해 완벽하게 복원되면서,1997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른 것이다. 특정 건축물에 대한 설계도는 많지만 하나의 도시를 만들고 기록을 세세하게 남긴 건 수원화성이 세계에서 유일한 것. 수원화성은 '기록문화의 보고'라고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수원화성을 넘나드는 바람과 억새


아울러 수원화성의 과학성은 유명하다. 화성 축조에 정약용 선생이 고안한 거중기가 활용된 건 너무 유명하다. 거기에 총포의 유효사거리에 맞도록 계산을 해 적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각루와 포루,치를 과학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또 자연의 지세를 이용해 남쪽과 북쪽은 평지에 성을 쌓았고, 동쪽과 서쪽은 물의 흐름을 그대로 이용해 축조한 것. 화성은 난공불락의 성이자 아름다운 건축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 그런데 이같이 완벽한 구조의 수원 화성이 연중 단 한차례 헛점을 보이는 건 왜일까?...





우연찮게도 서북각루 아래서 만난 아이들과 기분좋은 시간을 보낸 후, 

억새와 수원화성의 각루가 가진 묘한 대비를 보게됐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했던가...



성이 아름답고 견고하게 만들어져 적의 공격을 견딜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드러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걸 보여준 게 

서북각루 아래에서 백발을 날리는 억새의 물결이었다. 




성을 함부로 쉽게 넘나드는 건 억새와 바람...!




억새가 바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넘나들고 있었다. 




세월은 그런 것. 시간도 그런 것. 시공을 초월하는 만추의 속삭임이 수원화성을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람에 몸을 맡낀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 성은 불통의 인간들에게 장애와 구속의 고통을 안겨주는 지옥이지만,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자유와 기쁨을 허락하는 천국이었을까.




화서문에 올라 서북각루를 바라보니 수원 화성은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난공불락의 성이 아니라, 도시인들의 삶에 지친 일그러진 모습을 다독거리는 조모부의 가슴팍 같은 느낌. 조금 전 나는 두 팔을 커다랗게 벌린 왕의 넉넉한 품에 안겨 시간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인 지,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으로 이어지는 성곽을 따라 거닐며 기분좋은 단꿈에 젖어들었다. <계속>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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