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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즘골 장작가마 터는 날

 

 
 

 

 
도예가 김원주의 즘골 아리랑
-즘골 장작가마 터는 날-
 

 

 

一始無始一 

析三極無盡本 

天一一地一二人一三 

一積十鉅無匱化三 

天二三地二三人二三 

大三合六生七八九 

運三四成環五七 

一妙衍萬往萬來

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昻明

人中天池一

一終無終一

 

"세상은   

 돌고도는   

 것일까?..."

 

 

도예가 김원주 씨가 아내 장순복 화백과 함께 살고있는 여주의 즘골은 두번째 방문이다. 참 묘한 인연이다. 불과 1년 전 어느 봄날 만난 이후로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얼굴들. 두 내외는 '참 반듯하다'는 생각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6월 27일 김종길(필명 김천령)의 <남도여행법> 출판기념회(북콘서트)에 참석차 진주로 내려갔는 데 신진주역 역사 앞에서 다시 조우한 것이다. (얼마나 반갑던지...!) 

 

 

 

 

행사를 끝내고 돌아서는 길은 참으로 길었다. 1박 2일 정도로 여긴 남도여행은 4박5일로 이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을 내 팽개치고 의기투합한 여정. 지리산 삼성궁에서 천부경(天符經)의 화답을 듣게 되다니...그곳은 김원주 '아트 디렉터'가 연출한 작품이 바위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떠올린 천부경의 시작 '일시무시일'은 아우님으로부터 즉시 '일종무종일'로 화답됐다. 

 

 

 

 

시작과 끝이 없이 돌고 도는 세상. 시작은 끝을 잉태하며, 끄트머리는 다시 시작을 의미하는 순환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온 46억 년의 지구별 역사. 그 속에서 우리는 짧은 만남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던 것일까.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에서 귀인들을 만나 '청학의 춤사위'를 보는동안 아우님의 마음은 즘골에 가 있었다. 그곳에는 출산(?)을 앞 둔 장작가마가 아우님 내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귀한 현장에서 맨 먼저 반겨준 건 청개구리 한 마리였다. 저녁 8시쯤 되어 장작가마로 옮긴 발걸음 앞에 놓인 작은 점 하나. 우리는 누구로부터 빚어진 산물일까. 용케도 도예가 김원주님의 장작가마 터는 날에 동행했다.  도예가의 보람은 작은 탄성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마치 출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귀한 장면을 영상에 담아봤다. 지난 100일동안 흘린 땀이 한 생명으로, 작품으로 발현되는 현장은 이런 모습들...

 

 


(잘 보셨나요?...) 무수히도 많은 토기와 도자기를 봐 왔지만 장작가마를 터는 장면을 본 건 처음이었다. 이 작품들은 장작가마 내에서 소성(燒成)과정을 거치며 작품으로 탄생된다. 평범한 흙 한 줌이 한 도예가의 손을 거치면서 특정 형태로 빚어지고, 불가마 속에서 산화소성과 환원소성을 거치는동안 자기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 놀라운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 그 현장을 멀리서 보면 이러하다.

도예가 김원주의 즘골 공방 풍경

 

 

가마를 털기 전 불꺼진 장작가마의 외관

 

 

 

벼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즘골 공방 앞 풍경. 오후 8시가 넘었다. 

 

 

 

 

셔터스피드와 ISO를 마음껏 열어젓히고 바라본 2014년 즘골의 7월.

 

 

 

 

왼쪽의 집이 두 아우님이 거처하는 집이다. 

 

 

 

아직도 풀벌레 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요란한 즘골.

 

 

 

가마로부터 조금 떨어져 일행과 장작가마를 보니,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은 여전히 박재된 듯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즘골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었다. 그동안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아우님 내외가 사는 집 바로 곁으로 커다란 도로가 생기며 즘골이 고립되기 시작한 것이다. 유배지로 떠나던 어린 단종이 울며불며 걸었던 길을 지켜보았던 '즘골의 당산수'가 베어진 자리는 공사장으로 변했다. 당산수가 베어지기 전 큰 절을 올리던 아우님. 그 모습을 하주성 감독(필명 온누리)이 쓴 기사를 통해 접하며 얼마나 가슴아파 했던 지...

 

 

 

 

단종이 유배지로 가던 길은 뚝 잘렸다.

 

 

 

내려다 보니 이런 모습.

 

 

 

 

느리게 느리게 가던 세상과 시간은 초음속으로 치닫고 있는 데...

 

 

 

 

즘골의 시간은 여전히 느리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핀 즘골의 아우님 댁...

 

 

 

즘골의 장작가마 터는 날은 또다른 인연의 끈을 기다랗고 질기게 만들고 있었던 지...

 

 

 

 

산수유 고목 아래 시간은 늦은밤까지 더디게 더디게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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