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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와 우리덜

아트포라,서울에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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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볼 수 없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수원에서 만난 부채-



서울에서 이런 풍경 보신적있나요?...


이곳은 수원의 수원천변 팔달문 앞 팔달로의 한여름 풍경. 한 할머니께서 노점에 쪼그리고 앉아 흥정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지난주 주말풍경. 팔달로는 현대식 건물에 화강석을 잘 다듬어 꽃단장을 해 둔 곳이지만 주변 풍경은 오래된 시골 읍내 장터를 쏙 빼 닮았다. 이를테면 서울 한복판에 시골장터를 합성해 놓은 듯한 정겨운 모습이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 서울에서는 이런 풍경을 잘 찾아 볼 수 없거나 사라진 옛모습이 수원(시장 염태영)에는 고스란히 남아 여행자의 가슴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이다. 




팔달로에는 노점을 단속하는 장면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질서해 보이지도 않는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은 있지만 울긋불긋 과일장수의 리어카를 넘보는 자동차는 보이지 않는다. 꽤 오랫동안 팔달로의 나무 그늘에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오래전 추억도 덩달아 되살아 난다. 장보러 가시는 엄니따라 시장에 가서 이거 사 달라 저거 먹고 싶다며 졸라대다가 한 대 쥐어 박힌 기억. 엄니께선 그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찌릿~한 눈빛으로)...니만 입이가?!..." 
"(흠칫!)...ㅜㅜ" 




칠남매를 억척같이 키우신 엄니께선 한 푼이라도 아끼시려고 시장을 몇 번째 돌았는지 모른다. 참 오래된 추억이다. 그때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풍경이 팔달로에 널부러진 듯 정겹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굳이 당시와 비교해 보자면 좀 더 세련되고 알록달록한 풍경이 넘쳐나는 것. 

서울에도 한 때 이런 풍경들이 넘쳐났다. 청계천은 물론이고 동대문과 청량리 등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는 재래시장이 있었고, 그곳에는 언제 들러도 우리 전통시장의 넉넉함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풍경은 너무 빨리 사라졌다. 도시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둥글고 편한 선들이 모두 직선으로 바뀌고 길거리의 노점들은 모두 철거됐다. 
 



그리고 그 자리는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도시에서는 서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이다. 길거리에서 조차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곳. 그게 오늘날 인간미를 느낄 수 없는 서울의 무미건조한 모습이다. 시정과 상인들의 야합한 결과때문이었을까.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인사동 골목도 사정은 매한가지. 요즘 인사동의 모습은 예술품이 즐비한 문화의 거리라기 보다 공장에서 마구 찍어낸 물건을 팔고있는 시장같은 느낌이 들 정도. 예술품도 저자거리의 값싼 상품으로 전락한지 꽤 오래됐다. 

그런데 수원천변 팔달로에 위치한 영동시장 2층 '아트포라'에 입주한 예술인들은 남달랐다. 아트포라(Artfora)란, 예술과 시장의 합성어인데 예술작가들의 모임공간이다. 예술인들이 시장 속으로 들어가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지역 문화예술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것. 그곳에서 의자에 스키를 매단 이색적인 작품을 만나기도 했다. 아트포라를 찾은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연출해 둔 것이다. 아트포라에서 '서원 윤경숙님(먹즐방)'의 작품을 한 점 선물 받았다. 



"맑고 향기롭게..."


나비의 한쪽 날개를 닮은 단선 방구 부채에 먹으로 그려진 그림은 연꽃이다. 아트포라 한쪽의 커피솦에서 냉커피를 마시며 부채를 저었더니 생각 보다 강력한(?) 바람이 인다. 단박에 '나비효과(어떤 일이 시작될 때 있었던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를 연상시킨 부채 하나. 덕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때문에 멀어진 부채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나비효과가 발생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부채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방구 부채요, 또 하나는 접부채이다. 방구 부채란 부채살에 깁[紗]이나 비단 또는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 형의 부채로, 일명 둥근 부채라고도 하는데, 한자로는 단선(團扇) 또는 원선(圓扇)이라고 한다. 접부채란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부채살에 종이를 붙여 만든 것이다. 접는 부채라고도 하는데, 한자로는 접선(摺扇) 또는 접첩선(摺疊扇)이라고 한다.  




방구 부채에는 오엽선(梧葉扇).연엽선(蓮葉扇).파초선(芭蕉扇).태극선(太極扇).아선(兒扇).오색선(五色扇).까치선.진주선(眞珠扇).공작선(孔雀扇).청선(靑扇).홍선(紅扇).백우선(白羽扇).팔덕선(八德扇).세미선(細尾扇).미선(尾扇).송선(松扇).대원선(大圓扇) 등이 있다.

접부채에는 백선(白扇, 白貼扇).칠선(漆扇).유선(油扇).복선(服扇).승두선(僧頭扇).어두선(魚頭扇).사두선(蛇頭扇).반죽선(班竹扇).외각선(外角扇).내각선(內角扇).삼대선(三臺扇).이대선(二臺扇).단목선(丹木扇).채각선(彩角扇).곡두선(曲頭扇).소각선(素角扇).광변선(廣邊扇).협변선(狹邊扇).유환선(有環扇).무환선(無環扇) 등이 있다.




또 합죽선(合竹扇).단절선(短節扇).화선(花扇).윤선(輪扇).오골선(吳骨扇).표정선(杓庭扇).무선(舞扇).무당부채 등도 있다. 부채의 종류와 명칭은 방구 부채의 경우에는 부채살의 모양과 부채 바탕의 꾸밈에 따라 명칭이 붙은 것이고, 접부채의 경우에는 부채살의 수와 부채꼭지의 모양과 부속품 및 부채 바탕의 꾸밈에 따라 명칭이 붙여진 것이다. 접부채 중에는 부채살이 50살.40살.30살 되는 것이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부채가 있었다.참 많은 종류의 부채 중에 필자가 아는 부채는 겨우 몇 종. ㅜㅜ
 



수원은 요즘 
세계최초로 <생태교통 체험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역사적인 행사준비 마무리에 바쁘다. 화석연료가 고갈되었을 경우 등을 대비한 지속가능한 이 축제는 생각하기에 따라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우리를 편리하게 만들어 준 자동차문화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이동수단의 변화.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등으로 금년 처럼 폭염이 기승를 부릴 경우 전기를 사용하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조차 우리 문화로부터 멀어질지도 모른다. 그때 다시금 펼쳐들게 될 부채는 인류의 오래된 냉방장치이자 예술품. 
생태교통 체험 페스티벌 준비 상황을 둘러보는 가운데 만난 귀한 작품이다. 따라서 이 행사의 성공여부는 우리 생활에 적지않은 나비효과를 가져다 줄지도 모르는 것. 영동시장의 아트포라에서 만난 방구 부채가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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