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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눈 내리는 '가락시장' 풍경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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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가락시장' 풍경 어떨까


가끔씩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며 세상을 온통 하얗게 물들인 모습을 꿈 꾼다. 꽤 오래전의 생각이었다. 하얀세상 또는 하얀나라가 되면 세상의 모든 추악한 모습이 잠시나마 함박눈 속에 가려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였다. 하얀세상은 금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게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추악한 모습이 드러날 텐데 그 때를 생각해 보니 차라리 함박눈이 오시지 않으면 더 좋았을까. 참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으니 말이다. 이틀전 서울에 내린 눈 처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면 잠시나마 동심에 젖어들 수 있고 하늘의 신비스러운 조화에 찬사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기도 했다. 함박눈에 대한 느낌은 주로 그랬었다. 그리고 세월이 조금 흐르자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금방 녹아 버리는 함박눈이라도 자주 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그 함박눈이 새로운 기회 처럼 다가왔다. 누구나 꿈 꾸는 행복한 세상이 로또의 환상 처럼 자주 자주 다가와 행운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그 만큼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질수록 우리 이웃들의 표정도 그 만큼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함박눈에 대한 환상은 내게 그런 존재로 서서히 변하고 있었다. 이틀전 서울에 함박눈이 오실 때 밤을 꼬박 지새우고 싶었다. 내 속에 감추어진 환상의 세계가 축복이 되어 대지 가득히 하얀세상을 만드는 마법의 현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그런데 그 마법의 현장은 딴 곳에 있었다. 매일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지만 똑같은 일이 한번도 반복되지 않는 삶의 현장이다. 가락시장이었다.







그곳은 함박눈이 만든 환상의 세계나 로또와 같은 대박을 꿈 꾸는 곳이 아니었다.


다 아는 평범한 사실 앞에서...조물주도아니면서...능력도 없으면서...함박눈이 오시면 괜히 혼자 강쥐처럼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흠...이것도 치유할 수 없는 병이거나 아니면 태생적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장애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ㅜ ^^) 가락시장의 아침은 참 분주했다. 함박눈이 오시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평소 처럼 움직였고 내 눈 앞에 나타난 방석만한 대게도 마취에서 깨어나 굵고 길다란 발을 놀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먼 곳 남해 바다에서 잡혀온 바지락 등 해산물이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밤새 몇 개씩 날리던 눈이 날이 새면서 함박눈으로 바뀌자 가락시장은 상인들과 손님들과 자동차와 함박눈이 한데 뒤엉켜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분주하게 바쁜 모습이었다. 괜히 나 혼자만 좋아했던 함박눈의 환상이었지 가락시장 하늘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함박눈은 오히려 귀찮아 보이기만 했다.


하얀세상이나 하얀나라는 커녕 함박눈이 오시자 길바닥은 질퍽이며 발디딜 곳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자동차 경적소리와 짐수레와 상인들과 손님들이 마구마구 뒤엉켜 있지만 누구하나 시키지도 않아도 질서있게 잘도 돌아가는 풍경이었다.


그리고 나의 환상을 다시금 일깨워준 풍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맑은 날씨에도 힘들 이 장면 하나 때문에 함박눈은 또 얼마나 귀찮은 존재로 변하는 것일까.(뭐...함박눈이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들면 세상 모든 추악함을 덮어버린다고...ㅜ) 함박눈이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싶었지만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먹거리를 챙겨주는 가락시장에서 함박눈은 걸기적 거리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걸기적 거리는 함박눈이라 할지라도 '이 눔의 함박눈' 하며 누구하나 함박눈을 탓하거나 미워하는 분들을 보지 못했다.


참 다행한 일이었다.


어쩌면 가락시장에서 일하시는 상인 여러분 모두 나 처럼 함박눈에 대한 환상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만, 지금은 촌각을 다투는 바쁜시간 일 뿐이었다.


함박눈 속에서 열심히 일 하시는 이웃들 덕분에, 함박눈을 바라보며 매생이에 굴을 넣은 '매생이 굴국'을 맛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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