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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video land

달팽이 보자마자 사라진 문명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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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보자마자 사라진 문명 떠올라
-달팽이가 이토록 반갑긴 처음-



앗!...달팽이다.

이틀전 7월 22일 오전 9시경 강화도 화도면의 한 농가 수로에서 만난 달팽이 모습이다. 달팽이를 처음 본 것도 아니건만 너무 오랜만에 본 달팽이 모습이다. 녀석은 작은수로에서 콘크리트 벽을 느리게 느리게 아주 느리게 기어오르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콘크리트 덩어리 뿐인데 그래도 녀석은 한적한 수로에서 콘크리트 벽을 기어오르며 젖은 몸을 몸을 말리고 있었다. 요즘 달팽이 모습을 구경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우리 인간들의 삶도 고달파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살펴보며 수로를 관찰하다가 작은 수로의 콘크리트 벽에 달라붙어 있는 달팽이를 발견 하자마자 속으로 앗!...달팽이다라는 소리를 나직히 외쳤다. 달팽이를 보며 이렇게 반가운 것도 생전 처음이었다. 도회지에 살면서 달팽이 구경을 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거니와 달팽이를 본지 너무도 오래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릴 때 집에서 가까운 도랑 곁이나 뒷뜰 장독대에서 본 이후로 거의 달팽이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도회지가 달팽이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달팽이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어서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달팽이 Snail'라는 종種 자체가 없는듯이 잊고 살아온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나 정보화 시대는 달팽이의 존재를 거부하고 있었던 것일까?






 snail
나는 부들 너머에서 느리게 콘크리트 벽을 오르고 있는 달팽이를 발견하자 마자 반가움에 어쩔줄 몰랐다. 암수가 한 몸인 달팽이는 몸집 보다 커 보이는 나선형 껍질을 등에 메고 정말 느리게 느리게 이동하고 있어서 영상을 담고 있는 손이 떨릴 정도였다. 수채화 여행으로 강화도에 도착한 아침 나절에 본 달팽이는 마치 짐 보따리를 걸머지고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모습 같기도 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숙연하여 마치 구도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인간이 미물에게 붙여준 최고의 수식어라고나 할까?    


달팽이는 내게 있어서 또 다른 감회를 주고 있는 연체동물이었다.


펄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에 의해 불려진 'EL Condor Pasa'라는 노래 때문이었다. 영어와 스페인어 등으로 개사된 '철새는 날아가고'라고 번역된 이 노랫말 속에 달팽이가 등장하며, 후반부에는 사악해진 세상을 고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랬다.


  Away, I'd rather sail away/ Like a swan that's here and gone/ A man gets tied up to the ground/ He gives the world/ its saddest sound/ its saddest sound.저 (먼곳으로/ 난 좀 더 먼곳으로 날아가 버리고 싶어/ 여기 이곳에 있다가 떠나버린 백조처럼 말야/ 인간은 땅에 얽매여 사는 신세/ 인간은 세상 모든 사물들에게 가장 슬픈 사연을 전해주는 존재일 뿐야.)...달팽이의 존재는 그렇게 나로 부터 우리로 부터 멀어져 갔던 것이며 자연은 개발을 앞세운 사람들 때문에 황폐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중남미 문화에 심취해 있는 동안 달팽이가 등장한  'EL Condor Pasa' 때문에 콘돌이 살고있는 '페루의 꼴까 협곡'을 매우 그리워 하기도 했다. 그곳은 안데스에 살고 있던 인디오들이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도 먼 꾸스꼬와 마츄피츄를 콘돌에 그들의 마음을 실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인간들의 유토피아를 하늘의 메신저 독수리에 실어 날려 보내며, 그들의 고달픈 삶을 태양신께 모두 맡겨 버리고 싶었던 것일까?  


안데스 자락에서 느리게 느리게 살고 있던 그들은 결국 스페인의 피사로 일당에게 정복당하며 영원히 갈 수 없는 그리움의 고향이 되고 말았다. 어쩌면 아나로그적 삶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달팽이 처럼 느리게 살아갔건만,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침탈자들은 땅은 물론이며 그들의 삶 전부를 빼앗가 가고 말았던 것이다. 그 세월이 어느덧 50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모습을 본 사람은 결국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이주민의 후예들이었고 그들의 눈에도 세상은 옳바르게 보이지 않았다. 이랬지.  


 I'd rather be a forest than a street./ Yes, I would, if I could, I surely would./ I'd rather feel the earth beneath my feet./ Yes, I would, if I only could. I surely would.(난 술수가 판치는 세상 보다/차라리 조용한 숲속에서 살고 싶어/그래, 할 수만 있다면, 난 꼭 그렇게 하고 싶어/난 좀 더 내 발아래로 밟히는 흙을 만지며 살고 싶어/그래, 할 수만 있다면/난 정말 그렇게 하고 싶어)...민족의 성지인 마니산 참성단이 있는 강화도에는 개발이 곳곳에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도회지와 다르게 작은 수로 곁에서 이렇듯 달팽이가 투명한 속살을 내 보이며 느리게 느리게 몸을 움직여 가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들에게는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400시간 이상으로 느껴질 것이며 이들이 힘들게(?) 기어 오르고 있는 작은 콘크리트 벽은 안데스의 비탈밭을 일구며 살아간 잉카인들의 모습을 너무도 닮아있었다. 오죽하면 사이먼과 가펑클은 노래 첫 마디에 '느림보 달팽이 보다 차라리 참새가 되고 싶어.I'd rather be a sparrow than a snail'라고 노래하고 있었을까? 그들을 달팽이를 통해 술수가 판치는 세상을 뒤로 하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참새가 더 낫다고 여겼을 것이다. 잉카인들의 문화나 오늘날 우리 사회 모습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달팽이가 너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고(쓰고) 있는 디지털 세상의 모습 때문에 느리디 느린 아나로그 세상이 눈물겹도록 그리워지는 것이다. 잊고 살았던 달팽이의 모습은 그렇게 강화도 화도면의 한 수로 곁에서 나를 붙들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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